‘그가 범인’ 확신하고 사체 발굴 나섰지만…
김 교수는 아이들이 ‘도롱뇽 알’을 잡으러 산에 올라갔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오랜 기간 후에 이루어져 신빙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실종 어린이들 중 한 명인 S의 어머니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오전 11시경부터 S를 찾아 나섰다는 점, S의 아버지인 B씨가 잘 아는 사람 집으로 4백만원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왔다고 진술했던 점들에 의문을 품는다.
그러던 중 식당에서 우연히 B씨를 만나 그의 집을 방문한 김 교수는 화장실까지 따라오면서 그를 경계하는 B씨와 언어장애를 가진 S 할머니의 알 수 없는 행동들에 의심을 품고 하나의 가설을 세운다. 범인이 우발적 사고를 은폐하려다 도덕적 경계선이 무너져 나머지 아이들까지 살해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
하지만 B씨의 아들만은 어딘가에 생존해 있을 것이라는 추리를 한다. 즉 사망한 아이들은 5명이 아니라 4명일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이후 김 교수는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분석을 거듭하던 중 몇 가지 사실들을 알아낸다. 녹음이 가능한 전화기를 B씨가 서둘러 구입했고, 국과수에 S로부터 걸려왔다는 전화 녹음테이프의 원본을 보내지 않고 두 번씩이나 편집해 보냈다는 점을 밝혀낸 것. 더욱이 실종 당일 B씨가 다니던 공장의 몇몇 동료들은 김 교수에게 B씨가 점심시간 무렵 공장에서 나가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B씨는 처음에는 공장에서 나온 일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경찰 조사에서는 12시 무렵 투표를 하러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고 진술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김 교수는 B씨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그의 집 화장실과 골방 근처에 사체가 묻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체가 이동되기 전에 그곳을 파보기로 결심한 김 교수는 1996년 1월12일 경찰을 동원해 사체 발굴에 나섰지만 사체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김 교수는 비난 속에 KAIST에 사표를 제출하고 어렵게 강사 자리를 얻어 낙향하게 된다.
이후 김 교수는 이 사건에서 애써 벗어나려 하지만 관심을 갖고 끈질기게 질문하는 한 대학 제자의 호기심으로 사건을 다시 회상한다. 그리고 한 신문기자의 제보를 접하면서 다시 이 사건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의혹을 꺼내들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2002년 9월 유골이 발견된다. 그로 인해 드러난 여러 가지 정황은 평소 김 교수가 갖고 있던 의혹과 일치했다. 김 교수는 다시 한번 강하게 되뇐다. “아이들은 애초부터 산에 가지 않았다.”
양하나 프리랜서 hana01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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