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7년 이병철 회장 10주기 추모식에서 연설하는 이건희 회장. | ||
그렇지 않아도 폐암 치료를 위해 미국을 방문중이었던 이 회장이 참척을 본 뒤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가의 비극은 주로 질병(암)에서 왔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위암을 극복했지만 결국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둘째 아들인 이창희 새한그룹 회장도 91년 58세의 아까운 나이에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
게다가 이건희 회장과 사촌간인 이동희 제일의료재단 이사장도 지난 96년 폐암으로 세상을 떴다.
이어 이건희 회장도 지난 99년 10월 건강검진을 받다가 폐암 발병 사실을 확인한 뒤 암과의 전쟁을 벌여왔다.
이 회장은 폐암 징후도 조기에 발견했고, 암 치료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등 치료에 전력을 다했고, 다행히 경과가 좋았다. 보통 암치료 뒤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했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 회장이 그런 경우에 해당되는 것.
고 이병철 회장은 부인 박두을 여사와의 사이에 3남5녀를 뒀다. 이중 2남인 이창희 회장은 이미 사망했고, 3남인 이건희 회장은 암과의 전쟁에서 일단 승리했고, 칩거중인 장남 이맹희씨(74·CJ 이재현 회장의 부친)는 몸이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쪽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치료를 위해 중국을 오가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삼성가의 ‘암 정복’에 대한 관심은 일찍부터 계열기업의 ‘암 정복’과 관련된 공익 사업 지원으로 이어졌다. 지난 2000년에는 삼성전자가 3백억원을 들여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안에 삼성암연구동을 지어줬고, 삼성생명에서 수십억원대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또 삼성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요청하는 수십억원대의 암진료 장비 구매는 늘 1순위로 처리되곤 했다. 이 회장이 치료받은 MD앤더슨 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은 협약을 맺고 환자의뢰와 임상연구 등에서 협력하며 손꼽히는 암센터로 발전하고 있을 정도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