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따져보니 서두를 이유 없네
지난 7월 31일 삼성전자 IR그룹장인 이명진 전무는 “주주환원을 확대한다는 정책 의지의 변화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필요한 요소들을 집중 투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주주들도 결국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혜택인 만큼, 시간을 두고 기다려 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 안했는데, 다양한 검토 후 기말 연말배당을 결정할 때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계획이 없음을 밝힌 셈이다. 이 발언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급락하면서 경영진 배당 확대 거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이 결정은 배당 확대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건희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배당 확대 수혜가 적은 데다, 미래성장 산업 투자를 위한 재원도 확보할 필요가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사내유보금 과세를 하더라도 법 개정 등의 절차를 감안할 때 시행 시기는 내년이 될 수밖에 없고, 실제 과세가 이뤄지는 시기는 빨라야 내후년이다.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는 셈이다. 게다가 사내유보금 과세가 이뤄진다 해도 매년 20조 원 넘는 설비투자를 하는 삼성전자에게는 세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계산을 했을 수 있다. 자사주도 이미 발행주식의 11% 넘게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지금 삼성전자에 사내유보금 과세가 이뤄진다고 해도 그 금액은 2000억~3000억 원으로 연간 30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가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며 “지금은 주가가 높을수록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에 따른 세 부담만 늘어나는 만큼 후계구도가 마무리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인 후에야 배당을 확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기말 결산 배당금은 보통주 지급일 기준으로 2010년 1주당 7500원이었다가 2011년 5000원으로 줄었을 뿐, 2012년 5000원, 2013년 7500원, 올해 1만 3800원으로 늘어났다. 중간 배당금은 2010년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5000원으로 시가배당률도 0.62%, 0.93%에 달했지만, 이후 주당 5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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