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본 피랍자 가족회 측은 정부 발표보다 7명 많은 23명이 납치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2002년 북·일정상회담에서 일본인 피랍자는 10명이라고 설명하며 나머지 인물들은 북한에 입국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밝힌 16명 중 11명은 일본 국내에서, 5명은 해외에서 피랍됐다. 피랍 시기는 1963~83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지만 70년대 후반에 집중돼 있다.
이들 16명중 북·일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2002년 10월 지무라 야스시, 지무라 후키에, 하스이케 가오루, 하스이케 유키코, 소가 히토미 등 5명이 귀국했다. 5명은 모두 78년 납치된 인물들로 야스시와 후키에, 가오루와 유키코가 각각 북한에서 결혼했다. 소가 히토미는 65년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다 휴전선 이북으로 탈주한 찰스 젠킨스와 결혼했다. 젠킨스 역시 ‘부부를 생이별한 채 살게 할 수 없다’는 일본 정부의 노력으로 2004년 일본으로 데려왔다.
일본에 귀국한 납북자들은 각자 고향에서 터전을 마련해 살고 있다.
지무라는 고향인 후쿠이현 고하마시 촉탁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니가타의 한 대학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하스이케는 한국작품의 일어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김훈의 장편소설 <칼의 노래>를 번역해 고쇼(孤將·고독한 장수)란 제목으로 출간했고, 최근에는 영화 <말아톤>을 <달려라, 형진>이란 제목으로 번역·출판했다.
젠킨스는 소가의 고향인 니가타 사도섬에 터전을 마련한 뒤 납치문제 해결 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작년 여름 북한에서의 생활을 담은 <고백>이란 책을 통해 북한이 일본인 외에도 루마니아와 태국 여성들을 납치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정부의 중재를 통해 각국 수사당국자들에게 납치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채 재일 저널리스트 pyc4737@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