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의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 PE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는 지난 7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를 매각주관사로, 안진회계법인을 회계자문사로 선정해 이달 중 금호고속 매각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3일 전해진다. 이어 잠재적인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다각적인 접촉에도 나섰다.
금호고속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부친 고 박인천 창업주가 지난 1946년 광주에서 설립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회사다. 이를 기반으로 박인천 창업주는 사업을 확장해 지금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년 전인 지난 2012년 워크아웃 중이던 금호산업의 구조조정 차원으로 금호고속 지분 100%와 서울고속터미널 39%, 대우건설 지분 12.3%를 총 9500여억 원에 매각해야 했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매입을 염두에 두고 금호고속 지분에 2년간 매각 유예와 우선매수협상권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그룹의 계열사 금호터미널이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인수를 위한 ‘실탄’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광주 신세계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20년간 장기임대하면서 받은 보증금 5000억 원이 있다.
문제는 매각가격. 업계에서는 금호고속의 매각가를 4000억~5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6000억 원을 호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2년 IBK·케이스톤 사모펀드가 금호고속을 인수했을 당시 가격은 3345억 원이었다. 매각했을 때보다 돈을 더 주고 사와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도 “금호고속은 국내 고속버스 시장에서 48%의 점유율로 업계 1위다. 지난해 522억 원의 영업이익도 기록했다”며 “따라서 인수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예상보다 많아 가격이 뛸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2013년 광주 신세계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20년간 장기임대하면서 5000억 원이라는 ‘실탄’을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매각가가 얼마에 형성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또한 금호산업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어려운 건설경기 속에서도 지난 1분기 3303억 원의 매출과 17억 86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내실을 다지며 올해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금호고속의 인수는 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한편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이의 소송전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지분을 총수익맞교환(TRS) 방식으로 매각하고 박삼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과정이 적법하지 않다며 서울남부지법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재판부에서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