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주머니’ 밝혀주세요
얼마 전 김 실장이 겪은 경험담 하나. 지난 8월 초 60대 중반의 할머니가 남편과 이혼하려 하는데 남편의 재산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 달라고 의뢰해 왔다고 한다. L 할머니는 20여 년이 다 돼가는 방 두 칸짜리 낡은 집에서 남편 K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었으나 할아버지의 이기적인 성격을 참다못해 이혼을 결심한 것이었다.
김 실장에 따르면 할머니는 30년이 넘도록 가정부와 같은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다고 한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비롯한 두 딸과 아들 등 세 자녀에게 돈이 들어가는 일이라면 기를 쓰고 반대해왔다는 것.
하지만 남편 K 할아버지는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은 고급 옷을 사 입거나 비싼 취미생활용품을 수시로 구입하면서도 가족들을 위해서는 흔한 생일선물 한번 한 적이 없었다는 것.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셈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어떻게든 남편을 이해해 보려고 애써왔으나 막내딸의 결혼식을 계기로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결혼자금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돈이 없다는 소리만 할 뿐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할아버지가 딸 결혼 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자동차를 구입했던 것이다.
분노한 할머니는 나름대로 할아버지의 숨겨둔 통장을 조사했고, 그 결과 남편의 통장에 수억 원에 달하는 잔고가 숨겨져 있음을 확인했다. 할머니는 그동안 가난에 고생했던 나날들을 떠올리며 분을 참지 못하고 마침내 이혼결심을 굳혔다. 그리고 김 실장을 찾은 것이었다.
김 실장은 “할머니의 의뢰를 받고 할아버지를 조사해 보니 수도권 경기도 부근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사 놓은 알짜 땅 등 재산이 무려 10억 원대에 달했다”며 “그런데 할머니 말을 들어 보니 자식들이 결혼할 때 결혼자금을 거의 내놓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손자손녀들이 태어나도 재래시장에서 옷 두 번 사준 것이 전부라고 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김 실장에 따르면 결국 할머니는 재산분할 소송으로 할아버지의 재산 가운데 50%를 받아 냈고 지금은 둘째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윤지환 프리랜서 tangohunt@naver.com
-
[단독] 김용현 전 국방장관 "민주당이 내란 수준, 대통령은 자식 없어 나라 걱정뿐"
온라인 기사 ( 2024.12.06 09:13 )
-
그날 밤 출동 계엄군도 처벌받나…내란죄 처벌 적용 범위 살펴보니
온라인 기사 ( 2024.12.06 15:32 )
-
[단독] '김건희 풍자' 유튜버 고소대리…대통령실 출신 변호사, 변호사법 위반 논란
온라인 기사 ( 2024.12.10 1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