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광주지법 형사 11부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에서 1등 기관사 손 아무개(58) 씨는 선원들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책임과 관련한 민감한 답변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이 “선장이 퇴선명령도 하지 않고 승객구호를 수행하라는 방송도 하지 않았는데, 정당하냐”라고 손 씨에게 묻자 그는 “직무유기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손 씨는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조타실로부터 선장이나 다른 항해사가 지시하는데 이번에는 아무 지시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이 “조타실에서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없어서 마냥 선원실 앞에서 기다렸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특히 이날 공판에서는 세월호 3층 복도에서 기관부 선원들과 함께 구조를 기다리면서 기관장과 캔맥주를 나눠 마신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손 씨는 자신이 다른 기관사의 방에서 캔맥주 1개를 가져와 기관장과 마셨으며 그 이유는 “격앙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다만 손 씨는 “탈출하기 가장 좋은 자리를 확보하고 여유가 생겨서 마신 것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당시에는 그렇게 쉽게 구출될거라 생각 못했다”고 부인했다.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