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쇼쇼쇼>의 안재환. | ||
안 사장의 첫 번째 경영철학은 ‘바텐더 음주 제한령’에서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바텐더들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억지로 손님에게 술을 권하기도 하고 손님이 주는 술을 거절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야 ‘손님도 많이 찾아오고 매상도 올라 능력 있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웬만하면 안 먹는 것이 좋다’는 게 원칙이다. 오히려 취하지 않은 맑은 정신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때 진정으로 손님들이 감동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두 번째는 손님들에게도 절대로 술을 권하지 말라는 것. 안 사장의 이야기다.
“손님은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만약에 이곳을 찾는 손님을 자신의 오빠, 아버지라고 생각하면 술을 과도하게 권할까요?”
세 번째 경영철학은 철저하게 ‘직원이 왕(王)’이라는 것이다. 바를 경영하다보면 가끔씩 손님과 바텐더들 간에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특히 미모의 바텐더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짓궂은 손님들의 무례한 행동들이 돌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 바텐더들의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게 사실. 일반적인 업소 주인들 같으면 오히려 손님을 두둔하겠지만 여기서는 정반대다. 기본적인 상식과 매너를 갖추지 못했을 경우에는 손님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게 안 사장의 생각이다.
“우선은 직원들이 자부심과 신뢰를 가지고 일을 하지 않으면 최상의 서비스가 나오지 못합니다. 늘 사장 눈치만 보는 바텐더가 어떻게 제대로 일을 하겠어요.”
또한 안 사장은 직원이 먼저 그만두겠다고 할 때까지는 절대로 먼저 그만두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방침을 개업한 이래 단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는 것.
“사장과 직원 간의 신뢰가 쌓이면 직원들이 발휘하는 열정은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그런 직원들이 많이 있는 회사는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직원이 왕인 회사야 말로 진짜 최고의 회사 아닐까요?”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