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김승연 회장은 아시안게임 승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막내 아들을 격려하기 위해 카타르 도하까지 날아갔다. 연합뉴스 | ||
막내 아들은 지난해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리스트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현지에 직접 날아가 막내 아들의 경기와 금메달 수상을 지켜봤다.
현재 우리나이로 55세인 김 회장은 지난 1981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직에 오른 인물이다. 30세가 되기도 전에 선친인 김종희 창업회장을 여의고 회장직에 올랐던 것이다.
김 회장은 경기고 재학 중이던 16세 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국에서 고교과정을 마치고 미국 멘로 대학과 드폴대 대학원을 다녔다. 어릴 적부터 이국땅에서 지내다가 아버지 임종을 맞은 김 회장에겐 아버지와의 추억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성장배경이 상대적으로 아들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일각에선 지난 93년 김 회장이 LA에 호화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은 배경에도 ‘아들 사랑’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의 아들 셋은 모두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막내 아들은 승마를 하고 있다.
문제의 LA 저택에는 막내 아들을 위한 말 등을 키울 수 있는 작은 동물원 수준의 시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김 회장이 막내 아들을 특별하게 사랑했고 지난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장에도 김 회장 부부가 직접 나타나 아들의 시합을 지켜볼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막내 아들이 금메달을 따자 김 회장이 “우리집에서 돈을 버는 것은 나와 막내뿐”이라는 농담을 하며 기쁜 마음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막내 아들이 금메달 획득으로 연금 수령을 하게 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김 회장의 아들 사랑은 한화그룹 지분구조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이로 24세인 장남은 (주)한화 지분 4.44%를 갖고 있다. 김승연 회장(22.78%)에 이어 개인 2대 주주다. 그 뒤를 21세인 차남(1.67%)과 18세인 삼남(1.67%)이 따르고 있다. 김 회장 4부자가 (주)한화 개인 최대주주 1~4위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 지주회사인 (주)한화 지분 매입을 통해 후계체제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화 계열사 중엔 김 회장 아들 삼형제가 지분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곳도 있다. 장남은 한화S&C 지분 66.6%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으며 나머지 두 아들도 한화S&C 지분을 각각 16.7%씩 갖고 있다.
한화S&C는 정보기술 업체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비상장 계열사지만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업체다. 지난 2005년 당기순이익 40억 원에서 2006년 87억 원으로 치솟았다. 1년 새 두 배 이상의 이익을 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 호사가들 사이에선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한화S&C에 물량을 몰아줘 덩치를 키운 뒤 상장시킬 가능성이 거론되곤 한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 장악→물량 몰아주기→상장→상장 차익으로 핵심 계열사 지분 매입’ 수순은 재벌가에서 통용돼온 전형적인 세습 방법으로 일컬어지곤 한다. 한화S&C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나 상장 여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주)한화에 이은 한화S&C 지분 배분과정만 보더라도 김 회장이 아직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아들들을 얼마나 챙기고 있는지를 가늠케 해준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