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석사? ‘그런 적 없는데…’
이런 가운데 유명 앵커인 백지연 씨의 경우도 최근 학력 논란이 불거진 직후 몇몇 포털 사이트 인물 정보에 게재된 ‘일부 학력’이 변경되거나 삭제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학력. 네이버, 엠파스, 중앙일보 조인스닷컴 등 주요 포털 사이트의 인물 정보에서는 그간 백 씨가 옥스퍼드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것으로 소개하고 있었으나 최근 이 부분이 삭제되거나 석사 과정이 아닌 ‘옥스퍼드 대학 로이터 펠로우십’ 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변경된 것이다.
반면 조선닷컴 인물 정보나 동아닷컴, 그리고 백 씨가 출간한 서적을 판매하고 있는 교보문고 인터넷 사이트 저자 소개란에는 7일 현재까지 백 씨를 ‘옥스퍼드대 석사’ 출신으로 소개하고 있다.
취재 결과 백 씨는 옥스퍼드대 석사 학위를 받은 것이 아니라 지난 94년 세계 4대 통신사 중 하나인 로이터 재단의 후원을 받아 옥스퍼드대에서 ‘개발도상국 언론인 연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펠로우십 과정을 1년간 이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백 씨는 지난 98년 출간된 <앵커는 닻을 내리지 않는다>라는 본인의 자서전을 통해 MBC 뉴스 앵커를 그만두고 영국 로이터 재단의 장학금을 받아 1년여간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옥스퍼드 대학 석사 논문처럼 소개한 <독일 통일 전과 후> 논문도 실제론 백 씨가 펠로우십 과정을 거치면서 지도교수에게 제출한 연구 논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는 이 같은 논문의 성격에 대해서도 저서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옥스퍼드 대학 석사’라는 학력이 각종 포털 사이트 인물 정보에 어떻게 입력됐던 것일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털 사이트에 공개된 유명 인사들의 신상은 주로 중앙일보 조인스닷컴 측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인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론 조인스닷컴 측이 인물의 이력을 종합한 다음, 당사자 측으로부터 정보 확인 과정을 거쳐 최종 인물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러나 네이버, 조인스닷컴 측 관계자들은 실제와 다른 백 씨의 학력이 어떠한 확인 과정을 거쳐 온라인상에 제공됐는지에 대해서는 극구 말을 아꼈다. 조인스닷컴 관계자는 “개인 명예 보호 차원에서 유명 인사의 학력 및 개인 정보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네이버 관계자 역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반면 백 씨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력 위조 논란 직후 각 포털 사이트를 확인하니 잘못된 정보가 올려져 있어 조인스닷컴 측에 ‘백지연 스피치 아카데미’(백 씨가 운영하는 전문 방송인 양성 학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프로필로 수정할 것을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이 아카데미 홈페이지에는 ‘옥스퍼드대 펠로우십’이라는 학력이 표기돼 있다.
백 씨는 법률 대리인 명의로 기자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서도 “일부 포털 사이트에 본인의 학력과 관련하여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이는 해당 포털 사이트의 책임일 뿐 본인과는 관련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렇다면 해당 포털 사이트들은 대체 무엇을 근거로 ‘잘못된’ 학력을 기재한 걸까.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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