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 측 변호인단은 상고기한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 역시 항소심 재판부의 선고에 불복해 같은 날 법원에 상고장을 냈다.
앞서 지난 12일 항소심을 담당한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이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벌금 252억 원을 선고했다. 징역 4년을 선고했던 1심보다는 1년이 감형됐지만, 실형은 면하지 못했던 것.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횡령액이 719억 원, 배임 392억 원, 조세포탈 546억 원으로 보고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횡령액 115억 원, 배임 309억 원, 조세포탈 251억 원만을 인정했다. 이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 자체만을 횡령으로 볼 수 없다며, 국내 CJ그룹 자금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것. 또한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250억 원에 달하는 조세를 포탈한 범죄는 일반국민의 납세 의식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 또한 이 회장이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차명주식과 관련해 한 차례 세무조사를 받았으면서도 이후 다시 세금을 포탈한 점을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범죄도 시장 경제의 근간이 되는 회사 제도의 취지를 몰락시키는 것으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차명주식 중 일부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사정이 있고, 이 회장이 포탈 세액을 모두 납부하고 차명주식을 대부분 정리한 점,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면서도 “기업가가 범행이 발각된 이후에나 행한 피해 회복 조치에 대해 양형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판결에 대해 이 회장 변호를 맞은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안정호 변호사는 “부외자금 조성으로 인한 횡령이 무죄로 판단돼 다행스럽다”면서도 “모든 피해가 변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실형이 선고돼 안타깝다. 조만간 상고해서 대법원 판단을 받겠다”고 상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징역 3년을 선고 받았지만,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현재 구속집행정지 명령을 받고 서울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오는 11월 21일 오후 6시까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