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중견·중소기업의 일자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한다.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는 종업원 1000명 미만인 상장 중견·중소기업 352개사의 하반기 대졸 신입 및 경력직 채용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1%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아웃소싱(헤드헌팅 업체)을 통한 채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드헌팅 업체 ‘엔터웨이’ 배현정 부장은 “관련 업계의 비전이나 동향을 향후 5~10년 정도 내다보고 업종을 전환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건설회사 개발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부동산 업체로 옮겨 금융을 담당하거나 증권사의 부동산 개발 부서로 이직하는 경우가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헤드헌터는 직업 특성상 수많은 후보자와 인사 담당자들과 대면한다. 그들은 “후보자와 잠깐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인지 아닌지 판단이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헤드헌터들이 선호하는 후보자는 어떤 유형일까.
둘째, 약속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 비즈니스에서 약속 시간의 준수 여부는 신용의 척도가 된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는 미리 연락을 취해 상대방의 소중한 시간을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겸손한 사람. 업무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이를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고개 숙인 벼이삭은 열매의 성숙함으로 평가된다.
넷째, 정직한 사람. 한 사람이 여러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때 입사를 결정했다가 다른 헤드헌터의 제안을 수락해 전자를 곤란하게 만드는 사람이 꼭 있다. 동시에 진행되는 이직·전직은 헤드헌터에게 솔직히 말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가 하면 헤드헌터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후보자도 있다.
첫 번째 사례는 ‘대책 없는 변심형’. 다국적 제약회사인 A 사 마케팅 매니저에 지원해 인터뷰를 요청 받은 S 과장. 그는 경력 관리도 잘했고 평판도 좋아 A 사의 인사팀에서도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 시간 5분 전에 전화로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회사의 전망이 밝지 않다”며 인터뷰 불참을 통보했다. 인터뷰 약속은 회사와 헤드헌터 사이의 약속이기도 하다. 인터뷰 취소로 신뢰를 무너뜨린 S 과장은 헤드헌팅 업체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세 번째 사례는 ‘잠적형’. 다국적 소비재회사 C 사의 대표이사 비서로 입사 결정이 된 L 씨. 입사 일주일 전, 근무 중인 회사에서 퇴사처리에 문제가 없는지, 입사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입사 당일까지 상황은 마찬가지. C 사와 헤드헌터는 난처하기 그지없는 상황. L 씨는 블랙리스트 상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 외에도 오랜 시간에 걸쳐 외국 본사의 최종 인터뷰까지 완료한 후 “자신의 능력을 검증해봤다”며 없던 일로 하자고 하는 후보자, “나 때문에 헤드헌팅 업체가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잘하라”며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후보자 등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그중 ‘영예의 1위’는 헤드헌팅 업체에 금전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비윤리적인 후보자다. 어느 순간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이 끊겼다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보면 된다.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