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본점.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하지만 이번 갈등 사태와 KB금융 주가 간 직접적인 관련은 아주 깊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점 체제인 국내 시중은행 특성상 최고경영진의 공백이 호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당장 기업가치를 크게 뒤흔들 만한 사안도 아니라는 얘기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치로 인해 경영진과는 유리된 은행 실무진들은 시스템적 작동을 통해 안정적으로 은행을 꾸려가고 있다”면서 “최고경영진의 공백기에 있을지 모를 금융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스템적 운영 및 선제적인 금융당국 조치로 새삼 크게 우려할 근거가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금융지주와의 주가 비교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반기 기준 총자산대비 영업이익률(ROE)을 따져보면 신한금융이 5.12%로 가장 높고, KB금융과 하나금융 그리고 우리금융은 각각 3.82%, 3.57%, 3.84%로 비슷하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PBR) 값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ROE가 가장 높은 신한지주가 0.82로 도드라질 뿐 KB금융과 하나금융 그리고 우리금융은 각각 0.58배, 0.55배, 0.53배로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고 KB금융 주가가 최고경영자 문제와 상관없이 오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최고경영자 문제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것은 분명한 만큼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주가상승의 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증권가의 금융 담당 전문가들도 최고경영자 문제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요소라는 데는 동의한다.
KB금융지주는 2009년 9월 당시 황영기 회장의 직무정지에 이어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이 지주회장 겸임 체제가 2010년 7월 13일 어윤대 전 회장의 취임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KB금융지주의 주가는 14.2% 하락해 같은 기간 은행업종지수가 6.8% 하락한 것과 비교해 분명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우리투자증권 최진석 연구원은 “KB금융은 수도권 부동산경기에 민감한 영업이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고 자본기반이 강하다. 배당 차별화가 허용될 경우 배당 여력 역시 풍부해 정책 수혜가 예상되었으나 최고경영자 문제가 부각돼 이러한 장점이 일정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