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종로학원(왼쪽)과 GS그룹 계열사인 옥산유통. 구윤성 기자 kysplanet@ilyo.co.kr
현대차그룹 지붕 아래에는 ‘종로학평’과 ‘입시연구사’가 있다. 종로학력평가연구소를 뜻하는 종로학평은 종로학원의 법인명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입시학원인 종로학원의 최대주주는 78.33% 지분을 보유한 창업주의 장남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다.
정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차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과 결혼해 현대가 사위가 됐다. 정몽구 회장과 정태영 사장이 공정위에서 계열사를 판단하는 기준인 4촌 이내의 인척이 되면서 종로학평은 현대차그룹 지붕 밑으로 들어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정태영 사장은 현대카드 등에 집중하기 위해 종로학원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전문 경영인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롯데 울타리 밑에 현대라는 이름이 박힌 ‘현대정보기술’이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알렌브래들리의 합작투자법인으로 설립된 현대알렌브래들리가 현대정보기술의 전신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정보시스템이나 서버를 통합 및 관리·운영하는 서비스 기업이다. 지난 2004년 3월 현대정보기술은 미라콤아이앤씨에 인수되며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됐고 2년 6개월 만에 성호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2011년 2월 롯데정보통신은 성호그룹에서 현대정보기술 지분 52.3%를 취득하며 현대정보기술을 롯데 울타리로 들였다. 하지만 현재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정보기술은 영업이익에서 약 152억 순손실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도 약 184억 원에 달했다. 손실폭이 크자 롯데정보통신이 현대정보기술을 매각한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현대정보통신) 매각설은 루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동교청기와피에프브이’도 롯데의 품에 있다. 동교청기와는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소재 청기와주유소를 자산으로 한 회사다. 동교청기와는 SK 주유소 1호점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적 주유소로 그 상징성이 높았다. 하지만 SK그룹은 지난해 말 동교청기와를 비핵심자산으로 분류해 매각했고, 롯데는 해당 부지를 재개발하려는 목적으로 630억 원에 사들였다. 롯데는 이곳에 비즈니스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부지 개발계획이나 일정은 대외비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GS는 담배 관련 회사를 갖고 있다. 주인공은 ‘옥산유통’. 옥산유통은 담배도매업이 주업종으로 필립모리스를 공급한다. 옥산유통의 지분구조는 GS그룹 허창수 회장 친인척들이 주요주주로 구성돼 있다. 옥산유통 지분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아들 서홍 씨(20.06%),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 준홍 씨(19.04%),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아들 세홍 씨(7.14%) 세 사람이 합쳐 46.24%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옥산유통은 당기순이익 36억 원 중 30억 원을 배당해 순이익의 약 83%를 배당하는 알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바른 생각’이라는 콘돔 브랜드를 론칭해 사람들이 콘돔을 바라보는 부끄러움, 야함, 귀찮음, 창피함 등의 시선을 없애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일 박 대표는 두산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오리콤의 최고광고제작책임자(CCO)로 영입돼 본격적으로 두산그룹 내에서 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후계나 승계 문제는 결정된 바가 없다. 다만 박 대표가 성과를 보이고 있고 오리콤에는 크리에이티브(창조력)가 필요하기 때문에 영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계 1위인 삼성의 계열사에는 ‘기숙사’가 있다. 바로 성균관대학교 기숙사다. 삼성과 성균관대학교의 인연은 1996년 11월 삼성재단이 성균관대학교 재단 운영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의 기업집단 소유구조 현황을 보면 성균관대학교는 삼성 기업집단의 동일인 측 비영리법인으로 분류돼 있다. 따라서 성균관대학교 법인이 100% 소유한 성균관대학교 기숙사도 삼성그룹이 됐다.
삼성 기업집단에는 차세대 먹거리로 분류된 의료사업의 일환으로 생긴 계열사들도 눈에 띈다. 지난 2010년 치과용 엑스레이·CT 업체 ‘레이’를 인수했고, 2011년 4월에는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을 인수했다. 여기에 삼성의료원의 사이버 병원, 가족 건강관리, 원격진료 등 사이버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365홈케어’를 보유하고 있다.
첨단 사업이 주력인 기업집단에 농업회사가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다. LG그룹에는 ‘곤지암예원’이라는, 종자나 묘목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있다. 곤지암예원은 리조트나 수목원에 사용되는 조경수를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그린투모로우’는 한화그룹에 묶여 있다. 한화 관계자는 “그린투모로우는 영농법이 바뀌어 대기업도 영농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설립한 회사”라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