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차 불구 ‘그땐 참 풋풋’
국내 최고의 재벌 삼성가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41)와 대상그룹 맏딸 임세령 씨(32) 부부 간에 이혼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무의 부인 임 씨는 12일 이 전무를 상대로 10억 원의 위자료와 5000억 원 상당의 재산 분할, 두 자녀(1남 1녀) 양육권 등을 요구하며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이 전무의 소송 건을 가사4부에 배당해 심리절차에 착수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시작부터 세간의 화제였다. 아홉 살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결합은 재벌가 자제끼리의 결혼이라는 사실 외에도 영·호남 대표기업 간의 혼사라는 점에서 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두 사람의 결합에는 양가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 임 씨는 서문여고에 재학 중일 당시 어머니 박현주 씨와의 식사자리에서 우연히 이 전무의 어머니인 홍라희 씨를 만났다고 한다. 당시 홍 씨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이 전무의 신부감을 물색하던 중이었다. 그런 홍 씨가 나이답지 않게 참하고 조신한 임 씨를 그냥 흘려 보았을 리 없었다. 사실 임 씨는 기품있고 단정한 외모와 행실로 일찌감치 재벌가 며느릿감으로 자주 오르내리던 인물이었다.
알려진 것처럼 홍 씨와 박 씨는 이미 깊은 인연을 갖고 있었다. 재벌가 안주인이라는 신분상의 공통점 외에도 미술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어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특히 두 사람의 친분은 홍 씨가 20년 이상 몸담고 있던 원불교 교리모임인 ‘불이회’에 박 씨가 참석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더욱 두터워졌다.
혼담은 홍 씨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씨는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교제’를 제안했다고 한다. 임 씨의 나이가 20대 초반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홍 씨의 배려였다는 것. 당시 이 전무는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MBA를 마치고 미국 하버드대학 박사과정에 입학할 무렵이었다.
이 전무나 임 씨 모두 양측 어머니들의 교제제안에 처음에는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97년 1월 처음 단둘만의 만남을 가진 이후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깊은 호감을 느끼게 된다.
비록 만남은 양가 어머니들의 제안으로 시작됐지만 이들의 사랑은 재벌가문끼리의 정략결혼이나 혼테크 개념을 뛰어넘은 순수한 로맨스였다는 게 이들을 지켜본 재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실제로 이 전무는 그날 이후 임 씨에게 체면 불구하고 매일 전화를 하는 열성을 보였고 바쁜 시간을 쪼개 여느 연인 못지 않게 데이트도 자주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임 씨 역시 “나이 차를 느끼지 않는다”며 이 전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이 전무가 있는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돼 이듬해인 1998년 1월 약혼에 이어 6월 8일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 정원에서 결혼식을 올리기에 이른다. 당시 21세의 어린 나이로 결혼을 망설였던 임 씨도 이 전무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면서부터는 요리학원에 다니는 등 성의 있는 신부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결혼과 함께 다니던 연세대 경영학과를 휴학한 임 씨는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이 전무를 따라 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2000년 1월 미국에서 장남 지호 군을 출산한 임 씨는 이듬해 3월 귀국, 한남동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 2004년 딸 원주 양을 낳았다(출산은 미국에서).
이 전 회장이 좋아하는 치즈케이크와 이 전무가 좋아하는 잡채를 손수 만들어 집안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았다는 임 씨. 그녀는 1999년 시아버지인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암 치료를 받을 때도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와 손녀를 안겨준 후 임 씨는 이 전 회장 부부로부터 더욱 각별한 애정을 받았다. 이 전 회장은 손주들과 에버랜드를 즐겨 찾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이 전 회장이 “손주들과 함께 있을 때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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