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J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박 아무개 군에 따르면 강호순 놀이는 술래를 뽑아 강호순, 경찰 등으로 역할을 나눈 뒤 피의자 신문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박 군이 들려준 구체적인 놀이방식은 이렇다. 한 아이가 강호순 역할로 뽑힌 아이에게 묻는다. “사람 왜 죽였어?” 그러면 강호순 역은 “사람 죽이는 데 이유가 있냐” 혹은 “심심해서”라는 대답한다. 다시 경찰 역할을 한 아이가 “심심한데 왜 사람을 죽였냐?”고 질문하면 “재밌어”라고 대답한다. 이어 “시체는 어디 묻었어”라고 물으면 “증거를 대라. 그럼 알려주겠다”라고 대답한다.
답변은 강호순 역의 어린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지만 보통 강호순이 실제로 경찰 피의자 조사에서 대답한 것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언론에서 보도한 강호순의 진술들을 아이들이 기억하고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강호순’의 항복을 받아내야 완전히 끝난다. 때문에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고문을 연상시키는 과격한 행위가 이뤄진다. 박 군에 따르면 가위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아슬아슬하게 빼는 행위도 이뤄지고 있고 칼로 손가락 사이를 찍는 행위도 이뤄진다고 한다. 물론 고문의 방식은 아이들이 정하지만 이보다 과격한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
아이들은 “강호순같이 뻔뻔하고 잔인한 사람에겐 고문도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지만 아동교육 전문가들은 “경찰과 피의자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심어질 수 있다”며 “적절한 현장지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