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왼쪽)과 브라질의 한 자녀 가족. | ||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간된 연구들을 바탕으로 브라질 전역에서 4000만 명이 시청하는 일일 드라마가 단순히 주부들의 소일거리를 넘어 그들의 사고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침으로써 브라질 사회 전체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출산율 저하다. 드라마처럼 멋지고 단출한 가족, 화려한 생활을 꿈꾸는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면서 드라마의 시청률과 반비례해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의 출산율은 1960년대 여성 1명 당 6.3명이던 것이 2000년에는 2.3명으로 감소했다. 또한 여주인공 중 20%가 이혼을 하고 30%가 불륜을 저지르는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같은 기간 실제 이혼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혼 사유 역시 예전처럼 가정폭력이나 남성들의 외도가 아닌 남편과 아이를 위한 주부로 살기보다 ‘능력 있고 독립적인’ 여성을 꿈꾸는 아내들의 요구 때문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처럼 드라마가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현상을 빗대어 “브라질에서는 세금제도를 바꾸기 전에 먼저 드라마에서 그 내용을 다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보 드라마’는 1964년부터 1985년까지 이어진 브라질 군사 정부 시절 국민 화합책으로 방영되기 시작했다.
이예준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