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적으로 신종 플루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월 30일 여의도 국회 의원동산에서 돼지고기 시식회를 가졌다.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
A. 보건당국이 지난 1일부터 돼지 인플루엔자(SI)라는 명칭을 ‘인플루엔자A(H1N1)’로 변경했다. 신종 바이러스가 돼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30일 오후 명칭을 바꾸었고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바꾼 명칭을 쓰기로 한 것이다.
Q. 신종 플루의 정체는 무엇인가?
A. 신종 플루의 정체는 적어도 3~4주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향후 몇 주간 신종 플루 전염병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서 현재로선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과학자들도 신종 플루에 대한 그 어떤 가정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AP는 전했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신종 플루는 ‘변종’ 바이러스라기보다는 진화과정을 거친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최초 발병됐을 당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종된 H1N1으로 알려졌다. 돼지와 사람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한 개체에서 결합된 뒤 다시 조류 인플루엔자의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아 변이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박 교수는 이 같은 분석에 대해 “바이러스의 일반적인 변이과정을 설명한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변이이자 진화로 ‘신종’ 바이러스가 생겨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Q. 어떤 경로를 통해서 감염되나?
A. 신종 플루에 감염되는 경로는 세 가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돼지와 접촉을 하는 경우가 첫 번째다. 또한 일반 독감과 마찬가지로 신종 플루에 노출된 환자가 재채기할 때 나오는 분비물을 통해서도 감염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생물체가 아닌 신종 플루의 흔적이 남아 있는 물질을 만졌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Q. 국내 감염실태는?
A. 첫 추정환자인 50대 여성(51)과 함께 사는 여성(44)도 추정환자로 밝혀져 국내서도 2차 감염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첫 추정환자와 접촉하지 않은 남성(57) 한 명도 추정환자인 것으로 진단돼 현재까지 추정 환자는 3명, 의심환자 18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추정 환자가 3명으로 늘어났지만 국가재난단계를 현재의 ‘주의’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 국가재난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두 번째 단계인 ‘주의’는 신종 전염병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될 때 발령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인플루엔자와 관련한 전염병 경보 수준을 ‘대유행(pandemic)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5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A.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플루 환자를 의심환자, 추정환자, 확진환자의 3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추정환자는 감염이 확인되기 직전인 중간 단계다. 의심환자란 급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 가운데 △신종 플루 확진 환자와 접촉이 있었거나 △신종 플루 감염 의심 동물과 접촉이 있었거나 △증상발현 1주일 전에 신종 플루 확진 환자 발생 지역에 체류 또는 방문 경험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의심환자가 발견되면 보건당국은 해당 의심환자를 즉시 자택에 격리하고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투여한다.
Q. 감염되면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A. 발열, 기침, 무력감,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일반적이고, 사람에 따라서 심할 경우 콧물, 인후통, 설사와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Q.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A. 보통 인플루엔자의 경우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신속 항원 검사를 통해 약 15분이면 양성 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검사를 통해 인플루엔자의 원인이 신종 플루인지까지는 알 수 없다. 양성일 경우에 한 해 역학조사를 통해 다시 신종 플루인지를 판가름한다.
인플루엔자 감염치료제인 ‘타미플루, 리렌자’는 인간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효능이 있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예방접종을 통해 그 발병을 막고 있지만, 보통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은 연말에 새해 유행할 것을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을 투약하는 것으로 이번과 같이 갑자기 번지는 변종 신종 플루에는 아무런 효능이 없다.
타미플루의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없는 건 아니다.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환자 중 1명이 ‘타미플루’가 투여 후 급성호흡기질환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추정환자들의 건강이 매우 양호하기 때문에 약물 효과 논란은 현시점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Q. 백신 개발은 언제쯤 가능한가?
A.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백신 개발에 필요한 새로운 바이러스 ‘종자’, 즉 바이러스 샘플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미 정부는 백신 개발 착수 여부에 대해 결정짓지 못했다. 새로운 바이러스인 만큼 이를 치료ㆍ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CDC는 백신 개발 및 생산에는 최소 4~6개월로 내다보고 있다.
Q. 그렇다면 예방대책은 없는가?
A. 마스크 착용 외에 손을 자주 씻고 다른 사람들과 90~120㎝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재채기를 할 때는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람이 없는 쪽에 해야 한다. 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수시간 동안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감염자가 만진 문손잡이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윤구 기자 tru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