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같은 인생을 살았던 장 교수였지만 암은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특히 암 중에서도 척추암은 고통이 유난히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고통 속에서 투병하던 장 교수가 힘을 얻고 재기까지 꿈꿨던 것은 한 권의 책을 접하고 나서부터로 전해진다. 의사인 레이첼 나오미 레멘 박사가 쓴 감동 에세이 <그대 만난 뒤 삶에 눈떴네(이루파 펴냄)>가 그것이다.
원래 이 책은 출판사 측이 장 교수에게 번역의뢰를 했으나 장 교수의 암 재발로 인해 류해욱 성빈센트병원 원목사제가 번역한 것이다. 류 신부는 매일 번역한 내용을 병상에 있는 장 교수에게 이메일로 전달했고 이를 받아본 장 교수는 깊은 감명을 받으며 강한 투병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장 교수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입원해 있는 2개월 동안 어두운 병실을 밝히는 촛불과 같았다”고 적고 있다.
한편 생전에 장 교수는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도 폭넓은 교류를 나눴다. 화가 김점선, 피아니스트이자 서울대 명예교수인 신수정, 이해인 수녀, 시인 정호승, 소설가 이청준, 탤런트 윤여정 씨 등과는 스스럼없이 교류해온 사이로 전해진다. 또 영원한 자유인 가수 조영남과도 끈끈한 우정을 나눴다고 한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