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개혁’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신임 국세청장에 취임한 백용호 청장이 취임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현재까지 백 청장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대부분 호의적이지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 청장에 대해 호의적인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이 첫 번째 꼽는 이유는 직원들과의 스킨십 강화다. 백 청장은 취임식 직후 청 내부를 일일이 돌며 국세청 직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경비원, 지하 매점 주인과도 악수를 나눴다고 한다. 권력기관의 장으로는 보기 힘든 친근한 모습이었다는 게 내부의 평가였다고 한다.
백 청장은 사무관 이상 고위직에게는 아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하위직원들에게는 관대한 모습으로 다가선다는 게 그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설명이다. 백 청장의 이런 전략은 고위직 간부들에 상당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하위직원들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국세청 하위직원들은 지난 몇 년간 국세청에서 터진 대부분의 불미스러운 일이 고위직에서 터졌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그는 국세행정 개혁에도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 김기문 중소기업협회장을 국세행정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백 청장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초 직원들이 기대했던 모습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세청 지휘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지방 세무서 6급 직원의 거취와 관련해 직원들 사이에서는 백 청장 취임 이후 새로운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여전히 그의 복귀는 오리무중이다.
또한 한상률 전 청장과 함께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했던 한 고위직 간부도 여전히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백 청장의 개혁 의지가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고위직 간부는 지난해 말 여러 차례 유흥주점에 드나든 것이 문제가 되어 국무총리실 감찰팀의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모 회사에서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인사를 지난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으나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백 청장은 얼마 전 이 인사를 불러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혁진 기자 ph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