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찰청장 들먹이며 ‘뻥뻥’
지 씨의 사기행각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투자약정에 따른 단순 사안으로 결론이 났지만 검찰에서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피의자와 고소인을 대질심문해 지 씨가 고위층을 사칭하며 사기행각을 벌인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
검찰에 따르면 지 씨는 지난해 3월 충주시 이류면 일대에 국제적인 규모의 유스호스텔을 건립할 예정이라며 피해자 박 아무개 씨(33)에게 접근해 토지구입자금 명목으로 약 11억 5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지 씨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경찰청장이었던 어청수 전 청장, 또 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는 모 경찰간부의 이름까지 팔아 사기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3월 지인의 소개로 박 씨를 만난 지 씨는 “이 대통령과 잘 아는 사이며 이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유스호스텔을 짓기로 했고 60억 원의 국가자금 투자를 약속받았다”며 “어청수 경찰청장과 서울지방경찰청 간부가 이미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하며 박 씨를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스호스텔을 건립한다고 말한 부지가 충주시 쓰레기처리장과 인접해 있어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박 씨가 경찰에 지 씨를 형사고발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한편 검찰은 지 씨가 지난해 인터넷 방송 등에 충주의 국제유스호스텔 건립 추진 인터뷰 등을 게재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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