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 수사 중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OCI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이다. 이 사건은 한승수 국무총리 아들 부부와 동아일보 사주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1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수사를 시작했으나 검찰총장 인선과 이에 따른 간부 후속 인사가 이뤄지면서 잠시 주춤했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동아일보 사주와 OCI 내부 임원들이 실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거뒀냐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OCI 관계자가 회사 내부 정보를 동아일보 간부에게 전해줬고, 이 간부가 OCI 주식을 사들여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OCI는 증권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이다. 미래에셋운용이 공격적으로 사면서 시세가 강하게 뛰었던 종목이다. 2006년 주당 4만 원대에 머물던 것이 2007년부터 급등해 지난해 5월 저점 대비 10배가 넘는 40만 원 이상까지 오르기도 했다. 증권시장에서 미래에셋운용의 한 매니저를 ‘태양신’으로 불렀던 것은 그가 ‘태양광’ 사업을 하는 OCI를 매집했기 때문이었다. 미래에셋이 사면 주가가 오른다는 신드롬을 일으킨 종목이 바로 OCI였을 만큼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주식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특별한 예외가 있지 않는 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의 전형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핵심은 실제 OCI와 언론사 간 ‘거래’에서 복잡한 커넥션이 있었는지다.
두 번째는 금융감독원이 왜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 조치를 하지 않고 ‘통보’ )했느냐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미공개정보와 관련된 사건들을 조사할 때 내부자의 녹취록이 확보되면 거의 대부분은 고발 조치한다는 것이 금감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수사당국의 한 인사가 금감원과 증선위 사이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금감원과 검찰 주변에서 돌고 있다.
세 번째는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OCI에는 유독 현 정권과 맥을 같이하는 인사들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 명단에는 없지만 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 가장 먼저 의심을 눈초리를 받았던 것은 한승수 국무총리의 아들 부부였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7년 12월 OCI의 호재성 공시가 나기 하루 전 OCI 주식 20억 원어치를 매수해 큰 시세차익을 올렸다. 민주당에서는 20억이라는 현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유달리 이번 정권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동아일보도 OCI를 통해 상당한 시세 차익을 올렸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도 OCI의 큰 혜택(?)을 입은 인물이다. 천 회장은 한때 OCI의 사외이사였다. 그리고 세중나모는 지난해 5월 중국 칭하이(靑海)성 내 규석광산 개발권을 가진 이너블루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규석은 폴리실리콘의 원료로, 채굴이 본격화되면 폴리실리콘을 양산하는 OCI에 납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규모는 정확히 확인된 바 없지만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중나모 주가는 이너블루 관련 소재가 터질 때마다 급등했다. 2008년 초부터 6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세중나모 주가는 이너블루 투자건 발표 이후 8090원까지 상승한다. 또한 이너블루가 한국 매쿼리와 자본유치 계약을 체결했다는 뉴스가 나온 올해 3월 2일에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너블루는 이날 한국 매쿼리와 올해 4월까지 4000억 원을 유치하기로 투자유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민주당 측은 OCI와 연관된 각종 의혹들을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혁]
박혁진 기자 ph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