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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아버지 시절에 고생한 것에 대해 딸로서 사과드린다”며 머리 숙이자 DJ는 “그렇게 말해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
처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행해진 인권탄압 등에 대한 박근혜 대표의 사과 필요성이 당 내에서 제기됐을 때만 해도 무슨 `뜬금 없는’ 소리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당내 극히 일부 핵심인사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호남 비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나온 말이었음을 알고 있었다. 전직 대통령 순회 예방을 명분으로 한 박 대표의 김대중 전 대통령 예방과 아버지 박 전 대통령 통치와 관련한 전격적인 사과는 호남 비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는 신호탄이었다.
극비 프로젝트 누가 왜?
비프로젝트의 진원지는 여의도연구소. 박 대표를 뒤에서 떠받치고 있는 사람은 박세일 여의도연구소 소장이다. 그 밑에 박형준 부소장이 버티고 있다. 여의도연구소는 앞으로 호남 시민들에 대한 박근혜 대표의 직접 사과와 잇단 화해 요청 프로그램 제시 등 비프로젝트의 주요내용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소장은 지난 6월 연구소장으로 내정된 뒤 이 같은 비프로젝트를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한나라당 3개년 발전계획’으로 포장된 프로그램이 실은 호남 비프로젝트였다는 게 핵심 관계자의 얘기다. 즉 3개년 발전계획의 중심구상은 호남 껴안기를 위한 서진 정책이라는 것이다. 박 소장이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인권탄압 등에 대한 박 대표의 대 국민, 특히 대 호남 사과 필요성을 처음으로 거론한 것은 바로 이런 맥락이었다. 박 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얼마나 억압했는지 박 대표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고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서는 확실한 반성과 사죄를 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후광이 박근혜 대표의 장점이자 동시에 한계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측근들이 전하는 박 소장의 계산은 이랬다.
“박정희 대통령의 공적이 박 대표에게 장점으로만 작용하리라는 기대는 어리석은 것이다. 박 대표가 박 대통령이 남긴 부정적 유산을 청산하지 못할 경우 여권은 이를 집요하게 문제삼고 나올 것이며 박 대표는 점점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박 정권 당시 투옥과 고문 등으로 고생한 인사들이 현 여권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고, 이들이 대권싸움에서 죽기살기로 나설 게 확실하다.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박 대표는 이를 견디기 힘든 상황에 부딪힐지도 모른다.”
특히 박정희 통치 시절 지역적으로 가장 소외받았던 곳은 호남이었다. 박 소장은 “박 대표의 박 대통령을 대신한, 진정한 사과야 말로 호남시민의 회심을 이끌어내는 토대”라고 믿었다.
과제1 - DJ 통해 호남으로
지난달 말 비프로젝트팀은 박 대표에게 은밀한 메시지를 보냈다. `첫째 과거사 논란을 조기 매듭지을 것, 둘째 DJ에 대한 사과를 추진할 것’ 과거사 논쟁을 조기 차단하지 않으면 박 대표의 정치생명 자체가 위험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이자 호남 비프로젝트가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권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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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예방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12일의 김대중-박근혜 회동. 박 대표는 `각본’ 대로 사과 발언을 했다. “그동안 아버지 시절에 많은 피해 입고 고생한 것을 딸로서 사과드립니다.” 머리를 숙인 박 대표에게 DJ는 “그렇게 말해주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DJ가 사과를 접수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최소한 형식적으로는 박 대표와 한나라당의 1차 실천과제는 성공한 셈이다.
박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갔다. “한나라당이 호남지역 지지를 많이 받지 못합니다. 한나라당이 잘할 때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이에 DJ는 “동서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동서화합에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지역화합에) 제일 적임자시니 수고해주길 바란다”는 덕담도 건넸다.
과제2 - 스킨십을 강화하라
DJ에 대한 접근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비프로젝트팀은 최근 두번째 메시지를 전했다. 그 요체는 호남에 대한 접근이다. 낮은 자세로 전라도의 비판과 원한과 민원을 듣는 자세를 갖추고, 무시와 무관심을 당하더라도 끊임 없이 호남시민들과 접촉하라는 게 요체다.
이에 따른 실행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오는 28일부터 3일 간 열릴 의원연찬회 장소로 호남을 택했다. 전남 담양의 한 야영장과 지리산 자락 전남 구례의 연수원을 두고 저울질중이다. 원내대표실은 의원 3~4명을 한 조로 묶어 호남 농가에서 농민들과 숙식을 함께 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한나라당측은 “이번 연찬회는 농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농촌봉사활동(농활)도 하고, 섬진강 일대를 걸어서 이동함으로써 영호남 화합의 의지를 보여주자는 취지로 기획됐다”고 밝혔다. 전남북과 경남 지역을 지나는 섬진강을 참가 의원들이 종단하고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화개장터를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계획중이다.
연찬회가 끝난 뒤 31일엔 당 지역화합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을 비롯, 당 예결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이 총출동해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 등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난다. 지역현안 사업을 청취하고 적극적으로 입법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도 갖는다. 한나라당은 또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지역구 두 개 갖기 운동’도 벌인다. 현재 단 1석도 없는 호남 지역구를 자신들의 제2 지역구로 삼겠다는 선언을 하겠다는 것이다.
과제3 - 호남을 접수하라
현재 비프로젝트는 2단계 초기에 와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2단계 프로젝트가 수행되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 성공할지는 솔직히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는 점”이라고 고백했다. 이 관계자는 “한나라당은 2단계의 추진상황을 보아가며 마지막 단계 프로그램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호남 비프로젝트의 결말은 무엇일까.
허소향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