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북도청 회의실에선 전북도의 ‘2015년도 국가예산 확보’ 기자회견이 거창하게(?) 열렸다. 전북도 송하진 지사와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이 참여한 ‘이벤트’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역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이춘석·김윤덕·이상직·김춘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렇게 정성들여 마련한 행사였지만 미리 언론에 배포된 25페이지짜리 ‘언론브리핑’ 자료 중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특히 전북도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의 예산확보 활동에 대한 자화자찬식 평가가 그랬다. 전북도는 자료의 머리 부분에서 정부의 긴축재정 운영방침에도 전북도가 2년 연속 국가예산 6조원을 달성했다고 자찬했다.
“국회단계에서 지역 국회의원님을 중심으로 온 힘을 다해...”, “선제적 대응으로 최종 6조원대 확보를 이뤘다” 등 자기반성은 없고 선전만이 난무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6조1천131억원 보다 1천여억원이 줄어든 실적이라는 것은 그 어디에도 적시되지 않았다.
총액으로만 따질 일이 아니지만 뒷걸음친 전북도의 국가 예산과 낯 뜨거운 홍보, 이를 바라보는 도민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국가예산이 감소한 자치단체는 전북도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와 울산시가 올해 처음으로 각각 6조원과 2조원 시대를 열었고, 경북은 11조원, 경남도는 역대 최대 국비 확보액을 기록했으나 보도자료 한 장만 내고 담담하게 지나갔다.
한걸음 나아가 ‘2015년 전라북도 국가예산 확보상황’이라는 언론브리핑 자료에 말미에 덧붙여 있는 ‘지역구 의원 국회단계 활동상황’ 대목은 입에 올리기에도 낯뜨겁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이춘석의원”,“예결위 단계 증액 요구서 싹 쓸어 담다,강동원 의원”, “SOC 사업 예산확보는 내가 책임진다, 김윤덕의원”,“예리한 예산분석으로 예산당국을 놀라게하다, 전정희의원 ” “혁신도시 치안은 내가 책임진다, 이상직의원 ” 등.
일각에선 전북도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이런 홍보 방식을 못마땅해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만금사업 예산의 경우 대부분 국무총리실 산하 새만금개발청에서 확보한 것이며, 일부 사업은 일선 시군이 공모사업에 자체적으로 참여한 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확보한 예산이라는 것이다.
전북의 예산 성적표는 도와 정치권이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도민들이 냉정히 평가하게 마련이다.
나아가 떠벌리지 않아도 도민들의 정치수준이 높아져 예산 총액보다도 미래 먹거리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할 신규사업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예산 확보의 ‘질’을 따질 줄도 안다.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지역민들의 경제적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화자찬 식’ 국가예산 확보 치적 홍보에 열중하는 전북도와 지역정치권의 모습이 도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걱정이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
한전 전주이설 항의민원 거짓답변·강압적 대응 파문
온라인 기사 ( 2021.10.18 22:06 )
-
백신패스 시행 후 목포 코로나 신규 확진자 중 돌파감염 65.7%…백신패스 한계 드러내
온라인 기사 ( 2022.01.12 23:45 )
-
임실군 비료생산업 등록·관리부실…환경오염 원인 제공
온라인 기사 ( 2022.01.20 1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