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루저예요. 그렇게 안 보이겠지만….”
한 시간가량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일어서던 두 사람. 남성은 여성에게 농담 같은 한마디를 던진다. 여성은 까르르 웃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먼저 약속장소에 나와 기다렸기 때문에 그녀는 그가 선 모습을 처음 보았다. 물론 큰 키는 아니었지만, 전혀 루저 같지 않은 그의 자연스러운 말투와 당당함 때문인지 그다지 거슬리지 않았다. “정말 그렇게 안 보여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마음은 진지했다. 자신을 웃으며 루저라고 말할 수 있는 ‘루저가 아닌’ 그를 계속 만나고 싶었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데 남녀 차이가 있으랴마는, 굳이 차이를 따지자면 여성은 얼굴에, 남성은 키에 더 예민한 경향이 있다. 체형이 서구화돼 키 큰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키에 대해 고민하는 남성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키 작은 남성들을 루저로 만드는 것은 여성들의 시선이 아니라 남성들 자신이다. 작은 키를 콤플렉스로 생각해서 움츠러들거나 ‘키’의 ㅋ자만 나와도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도 있다.
콤플렉스는 어쩌면 독약과도 같은 것이다. 독약이 사용하기에 따라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하듯이 콤플렉스도 사람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기도, 지지리 못난 존재로 만들기도 한다. 스스로 콤플렉스라고 여기면 정상적인 면도 콤플렉스가 되지만, 부족한 부분도 개의치 않는다면 이미 그것은 콤플렉스가 아니다.
♥ 마음껏 사랑하고, 그냥 사랑하라
여러 가지 조건의 차이를 극복하고 커플이 된 남녀가 있었다. 평범한 외모와 조건의 이 여성은 누가 봐도 잘난 애인을 사랑하면서도 늘 전전긍긍했다. 애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고, 상처를 입었다. 업무상 만나는 여성과의 관계를 의심했고, 약속 시간에 조금만 늦어도 “마음이 변했다”고 몰아붙였다. 애인은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의 콤플렉스만큼은 이해할 수 없었고, 자신의 순수한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지쳐갔다. 두 사람은 결국 헤어졌다.
세상은 사람을 학벌 직업 외모 등으로 판단하지만, 남녀관계는 그런 잣대와 관계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남들 보기에 어느 한쪽이 기울어 보이는 커플도 당사자들은 그런 생각 안 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처진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사랑은 조건에 얽매이게 된다.
콤플렉스는 애써 감추려고 할수록 더욱 커지는 법이다. 상처가 두려워 콤플렉스를 감추면 마음의 장벽은 더욱 높게 쌓이고 상처는 더욱 깊어진다. 남들은 여간해선 내가 쌓아올린 장벽을 허물어주지 않는다. 그 벽을 허물고 스스로를 구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마음껏 사랑하라. 상대가 어떠어떠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좋은만남 이웅진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