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그가 약속대로 노 후보를 적극 밀 경우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의 적극성에 대해 의문을 다는 이도 없지 않다. 단일화 합의문에 따라 정 의원은 노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돼있다.
노 후보와 정 의원은 단일화 결정 11시간 만인 2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대선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정 의원은 노 후보에게 “앞으로 잘해달라”며 축하했고, 노 후보도 정 의원의 지원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양측 실무자는 양당의 정책조율 및 선거공조를 위한 실무협의를 개시하고 정 의원의 선대위원장 수락에 대한 법률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선거공조가 어느 정도 될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민주당측에서는 정 의원이 합의문대로 지원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국민통합21의 당 사정을 감안할 때 이는 확실치가 않다. 당 대 당 공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 ‘앞이 안보여’후보 단일화 직후 설악산으로 떠난 정몽준 의원의 ‘구상’은 뭘까. 사진은 지난 22일 TV토론 직후의 정 의원 모습.사진공동취재단 | ||
주요 당직자들도 정 의원과 정치적 길이 달랐던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양당간 향후 대선공조는 선언적 의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물론 일부 당직자들의 경우 노 후보측에 적극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 사무총장, 민창기 홍보위원장, 김행 대변인 등은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하지만 일부 당직자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한 당직자는 “민주당과 인연이 전혀 없는 데다 한나라당과는 적이 되었으니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결과적으로 정 의원 자신의 결심이 중요하다. 정 의원은 노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25일 노-정 회동에 참석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을지 여부도 아직 결정 안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 형제들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출마선언은 그렇다 치더라도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정 의원에게 신중한 행동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현대라는 회사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정 의원을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줄다리기 속에서 그가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도 없지 않다. 과연 정 의원의 꿈은 어떻게 현실화될지 궁금해진다.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