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 다니는 30대 중반의 O 씨. 연봉이 5000만 원을 넘는 데다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지닌 덕에 맞선 자리가 끊이지 않았던 그는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그간 100번 이상 소개를 받고 몇 번의 연애를 했음에도 여전히 싱글인 자신의 상황 때문이다.
미팅을 하면 거절당한 적이 거의 없었던 O 씨. 자기 처제나 여동생을 소개해 주겠다는 동료가 많을 정도로 주변에서 인기도 높은 편이다. 몇 년 전 입사할 때 35세가 되도록 결혼을 안 한 선배를 보면서 ‘몸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싶었지만 어느새 O 씨 자신이 그 나이가 돼 있다. 왜 그는 결혼을 못하고 있을까.
O 씨는 그동안 주변으로부터 ‘괜찮은 신랑감’이란 평가를 받아온 까닭에 여성과의 만남에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때면 무조건 상대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수많은 만남 끝에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자신에게도 문제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O 씨의 조건이 어중간해서 적합한 상대를 만나기가 애매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보다 아주 잘났거나 좀 못났더라면 오히려 결혼하기가 더 쉽지 않았을까. O 씨는 이제 사람 만나기가 두렵다. 이러다가 영영 결혼을 못할까봐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 습관성 만남, 주관 없으면 결과 안 좋아
주변 평판도 좋고,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데도 결혼이 늦어지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이성관계가 잘 안 풀리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소개를 수십 번 받아도 잘 안 되는 사람의 경우 그 자신에게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을 자주 소개 받더라도 이 사람 저 사람 습관적으로 만나다보면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성을 만날 때 상대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소개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건성으로 임하고 계속 새로운 만남을 원하게 된다.
습관적으로 만남을 갖다보면 주관이 결여될 수도 있다. 첫사랑과 비슷한 여성을 찾느라 10년을 보낸 남성이 있다. 어찌어찌해서 그런 여성을 만났지만, 이번에는 성격이 안 맞아 결국 헤어졌다. 성격이면 성격, 외모면 외모, 선호하는 조건이 있으면 그것만 봐야 하는데, 그것이 채워지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긴다.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뭘 원하는지를 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절대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날 수 없다.
♥ 완벽한 상대 찾지 말고, 첫 만남만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100% 만족스런 상대를 찾으려 들면 결혼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은 노력하지 않으면서 내 마음에 꼭 드는 상대만을 찾으려니 제 짝을 찾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나 또한 100% 완벽한 조건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노력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비로소 좋은 상대가 눈에 보인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이성을 소개 받았다’는 생각에 ‘이젠 상대를 한 번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첫 만남으로 모든 걸 파악하려는 자세 또한 버려야 한다. 100번 선을 본 한 여성은 상대의 ‘애프터 신청’을 받은 것이 2~3번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런 확률로는 200~300번을 만나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첫 만남에 ‘이 사람이다’ 싶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상대로 하여금 부담을 느끼게 한다. 상대는 그런 모습을 보고 ‘이 사람 너무 헤프다’고 여길 수도 있다. 좋은 남녀관계 형성을 위해선 상대의 감정과 조화를 이루는 강약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