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생활에 길들여진 전직 보스가 소시민으로 살아가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은퇴 후 낙향한 그는 단 한번도 구설에 오르지 않은 채 아내와 이불가게를 꾸리며 조용히 살고 있다. 안 씨는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 주홍글씨를 벗어던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유혹에 흔들렸는지에 대해 털어놓은 바 있다. 1000만 원이 넘는 이탈리아 수제정장만 입다가 5000원짜리 티셔츠를 입으며 자칭 ‘서산 촌놈’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그는 “조직에서 손을 씻으려면 무조건 서울을 떠나야 합니다. 서울에 있으면 절대 불가능해요. 유혹이 너무 많거든요. 주변에서도 가만 놔두지 않을뿐더러 억울한 일에도 휘말리게 되죠. 검·경의 감시에서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보니 결국은 어떤 일로든 꼬투리가 잡히게 됩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