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찰은 지난 14일 오전 5시 30분경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한 상가건물 2층에서 열린 불법 도박판에 출동해 현장에 있던 김 아무개 씨(36) 등 7명을 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나 아무개 씨(35) 등 두 명을 감금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등 13명을 입건했다.
경찰이 일당을 일망타진 할 수 있었던 건 도박에 참여했던 김 씨의 의도치 않은 도움 덕이었다.
도박판의 열기가 오르던 중 김 씨는 자신이 갖고 온 돈 250만 원과 도박장에서 빌린 돈 300만 원까지 모두 잃었다. 김 씨는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며 자리를 비우려는 순간 돈을 빌려준 나 씨가 김 씨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그를 감금했다.
도박장에 갇힌 김 씨는 휴대전화를 꺼내 평소 알고 지내던 형에게 ‘돈을 갚지 못해 폭행당하고 감금됐다. 돈을 갖다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위치와 함께 전송했다.
김 씨는 지인이 나타나길 기다렸지만 얼마 안 가 현장 문을 연 건 경찰이었다.
김 씨가 도박장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지인은 문자를 본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감금 폭행한 사람을 잡으려 도착한 경찰은 뜻하지 않게 도박단을 만났던 것.
경찰 관계자는 “감금됐다는 신고 내용으로 현장에 가보니 불법 도박장이 열리고 있었다. 김씨를 구출해달라는 지인의 신고 덕에 다른 도박 참여자들까지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불법 도박을 하다가 검거 당시 도망친 사람들의 뒤를 쫓고 있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