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아무개 씨(여·37)는 지난 6일 오후 9시쯤 대구 동구 백안동 자신의 집에서 유리창을 깨고 침입한 전 남자친구 노 아무개 씨(37)에게 흉기로 살해당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씨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부터 관할 파출소에 노 씨의 협박, 폭행 등으로 두 차례 상담했고 한 차례 출동요청도 했다.
노 씨가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길에서 김 씨 아버지에게 “잘 봐 달라”고 사정하는 노 씨를 발견해 파출소에 데리고 가 정황 파악을 한 뒤 집으로 돌려보내는 임시조치를 했다.
이밖에 김 씨와 김 씨 부모는 경찰에 “노 씨가 사귀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불안하다”며 두 차례에 걸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노 씨가 김 씨 친구에게 “김 씨의 집에 찾아가 불을 지르겠다”고 말하는 등 협박한 것으로 조사했으나 구체적인 범죄행위나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끝내 살인극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관할 파출소는 신고를 받거나 상담요청이 들어왔을 때 노 씨가 현행범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구 동부경찰서 청문감사실도 해당 파출소 경찰관들의 근무 소홀 여부를 조사했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