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후보들은 최근 비대위원직에서 사퇴한 뒤 첫 방문지를 모두 호남으로 선택했다. 가히 ‘호남선(湖南線) 러시’라 할만하다.
정세균 의원은 18일 여수를 시작으로 고흥·보성·강진·해남을 잇따라 찾아 당원 간담회를 여는 등 1박2일 전남지역 강행군에 들어갔다.
비대위원직 사퇴로 전대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문재인 의원도 18일 1박2일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 ‘호남 구애’에 공을 들였다.
박지원 의원은 두 주자에 앞서 전날 이미 광주를 다녀왔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경기의 지역위원회를 돌며 여론 수렴에 나섰다.
앞서 박지원 의원이 일찌감치 지난달 전북 방문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어 정세균 의원도 지난달 25일 전북대 강연 일정으로 다녀간 바 있다.
그들은 왜 하필 호남으로 몰려드는 것일까. 그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들의 호남행은 당의 심장부 격인 호남 민심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호남의 지지를 얻어야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의 현재 권리당원뿐 아니라 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당원들도 대부분 호남 출신이란 점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됐다.
여기에다 친노 당권장악을 전제로 ‘신당론’이 고개를 드는 등 텃밭의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호남(전북)을 찾은 후보들은 그럴싸한 구호와 ‘말의 성찬’으로 당원과 지역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더러 지역 발전 얘기도 선보이고 있지만, ‘낙후의 대명사’가 돼버린 호남의 미래를 바꿔줄 만한 밑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호남선(湖南線) 행보를 지켜보는 당원과 지역민들에게는 별다른 표정이 없다. 왜 일까.
또 ‘때’가 됐다는 생각일까. 일제히 몰려드는 것은 선거용 방문이라는 생각일까. 때만 되면 호남을 찾아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해 왔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는 생각일까.
각종 선거 전에는 자신이 호남에 가장 우호적인 인물임을 강조하다가 어물쩍 넘어가버린 사례가 어디 한두 번인가라는 생각일까.
이 시점에서 빅3의 호남구애가 과연 진정성이 있느냐고 생각할까. 그렇지 않다면 천형처럼 삶이 힘겹다고 생각할까.
지금 호남민들은 속절없이 내리는 대설(大雪)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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