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손씨와 함께 산 8∼9개월 동안 약 7천만원에 달하는 돈을 빼낸 신씨. 그 액수만큼이나 그녀의 씀씀이는 놀라울 뿐이었다.
손씨의 경제권을 거머쥔 신씨는 먼저 전 남편과의 이혼 사유이기도 했던 카드빚 1천만원을 갚았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이나 술집, 호텔을 다닐 때에도 늘 자신이 앞장서서 비용을 지불하곤 했다. 친구들에게 돈을 쉽게 빌려주는가 하면, 빌려준 돈을 독촉하는 법도 없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친구에게는 전 남편과 이혼할 때 위자료로 받은 돈이라고 둘러댔다.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동거남 손씨에게 친구들을 소개할 때 자신을 본명 신숙자가 아닌 양연희라는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이상한 주문’을 했다는 것. 돈의 위력 때문인지 신씨의 이런 부탁을 거절하는 친구는 거의 없었다.
취재가 끝날 무렵 피해자 손씨가 경찰서로 들어섰다. 그토록 자신을 믿어준 손씨가 자신 때문에 엄청난 빚더미를 떠안게 됐다는 사실이 못내 미안했던 것일까. 신씨는 자신이 친구 이아무개씨(여·26)에게 1천만원을 빌려주었으니 대신 받으라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차용증 한 장 남아 있지 않았다. ‘물론’ 돈을 빌렸다는 이씨는 그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기자를 마주한 손씨는 “내가 저축해둔 예금만 써버렸다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모아둔 돈이야 다시 벌면 그만이지만 카드대금과 은행 대출금 등 그녀가 남겨놓은 4천5백여만원의 빚은 막막하기 그지없다는 하소연이었다. 끝으로 손씨는 “나는 이제 아무런 희망이 없습니다. 해결책이 있다면 딱 하나. 내가 죽어버리는 겁니다”라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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