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리턴 사태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임준선 기자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며 조 전 부사장은 물론 대한항공에 대한 비난이 줄이었다. 사건 초기 조 전 부사장이나 대한항공에서 보여준 성의 없는 태도는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겼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고 그의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5)까지 대국민사과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6일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사무장에게 내리라고 지시했지 비행기를 돌리라고는 안 했다”고 말하는 등 이해하지 못할 언행을 이어나가 국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검찰 수사에 이어 증거인멸로 구속상황으로까지 내몰렸다. 이번 사건은 조 전 부사장의 단순한 설화라기보다 평소 직원을 노예 대하듯 하는 일부 대기업 오너들의 비윤리적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꾸짖음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어떤 아저씨가 길거리에서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13일 자정이 넘은 시각 제주동부경찰서는 여고생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한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붙잡힌 사람은 다름 아닌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52)이었다. 하지만 김 전 지검장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까지 찾아와 “내가 한 일이 아니다”며 혐의를 극구 부인했고 사건은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사건 해결의 열쇠는 폐쇄회로(CC)TV에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CCTV에 찍힌 인물은 김 전 지검장으로 드러났고 완벽한 증거 앞에 결국 그도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11월 25일 제주지검은 치료가 전제된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며 현재 김 전 지검장은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기소유예 처분은 힘 있는 사람에게는 유독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검찰의 행태가 더욱 씁쓸하게 다가왔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
지난 9월 11일 강원 원주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 중 담당캐디 A 씨(23)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76). 그는 성추행을 저질러 놓고도 “손녀 같고 딸 같아서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것이다. 참 예뻐서 몸조심하라고 했다.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 번 툭 찔렀을 뿐 성추행은 아니다”고 해명해 더욱 분노를 샀다.
#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
6·4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63)은 막내아들 정예선 씨(19)의 말 한마디에 눈물어린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다. 아들 정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사고 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거론하며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는 글을 남겼다. 아들의 발언으로 정 전 의원은 직접 대국민사과까지 했지만 결국 낙선하고 말았다.
#고승덕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유력한 서울시교육감 후보였던 고승덕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57)도 딸의 말 한마디에 발목이 잡혔다. 선거를 코앞에 둔 5월 31일 고 전 의원의 장녀 고캔디 씨(27·한국명 고희경)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아버지는 자식 교육에 관여하지 않았다. 교육감 후보로서 자질이 없다”고 폭로했다. 이 글이 공개된 직후 당선이 유력했던 고 이사장의 지지율이 급감해 결국 선거에서 패배했다. 그에게 남은 건 유세 도중 “못난 아버지를 둔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인 채 손을 뻗으며 소리치는 사진 한 장뿐이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