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10은 현대차 최초의 해외공장 전용 생산 모델로 현대차 인도법인에서 전량 생산돼 인도 내수시장 외에도 유럽,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국가로 수출된다. 원 안 사진은 인도법인 전경.
현대차 ‘i시리즈(i10·i20·i30·i40)’가 올 10월까지 세계 시장에서 총 475만 3260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돼 내년 1월경 역대 누적 판매 5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i시리즈는 특히 유럽과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i30’가 2007년 6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약 5년 만인 2012년 5월 유럽(EU 28개국+EFTA 3개국)지역에서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 현지인들의 취향과 도로 여건에 최적화된 차체 크기와 세련된 디자인, 디젤 엔진을 기반으로 한 뛰어난 연료 효율성과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 성능을 갖춰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며 “올해 10월까지 유럽에서만 170만 7171대가 판매돼 100만 대 돌파 이후 3년 만에 20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i시리즈는 세계 경제 위기와 유럽 자동차 시장 침체가 최고조에 올랐던 2008~2012년 시점에서 현대차의 유럽 시장 내에서 선전을 이끈 핵심 모델들. i시리즈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부터 현대차의 유럽 전체 판매에 65% 이상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질주’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9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와 터키 공장을 방문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핵심 현지전략모델의 생산 현황, 양산 품질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를 주문했다. 또한 당시 현장 점검을 통해 유럽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던 인도 공장은 큰 잠재력을 가진 인도 내수 자동차 시장과 신흥시장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거점으로, 터키 공장은 유럽 소형차의 생산거점 역할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인도와 터키 공장에서 생산돼 인도를 비롯한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과 유럽 시장 공략에 선봉에 서 있는 ‘i시리즈’의 역할이 더욱 강조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선보여 인도, 유럽 등지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신형 ‘i10’과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가 시작된 신형 ‘i20’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i10은 지난 2007년 10월 인도 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됐으며, 현대차 최초로 해외 공장에서만 전용으로 생산된 차종으로 명실상부 최초의 본격적인 현지전략형 모델. 올해 10월까지 글로벌 시장 누적 판매 193만 547대로 조만간 20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 1세대 i10은 2007년 출시 당시 인도에서 판매되는 소형차 최초로 조수석 에어백이 장착됐고, ABS 등이 적용돼 콤팩트 차급에서 기대할 수 없는 높은 안전성까지 확보해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 측은 “i10은 현지의 열악한 도로 및 주차 여건, 현지인들의 취향 등 콤팩트 차급의 시장이 크게 형성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상황에 맞춰 전략적으로 개발돼 인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08년 사이 ‘인도 올해의 차’를 비롯한 자동차 관련 5개 주요 기관에서 선정하는 ‘최고의 차’가 됐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i10의 일부 사양을 유럽의 시장 상황에 맞게 변경한 유럽형 i10을 인도 공장에서 함께 생산해 유럽과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으로 수출했다.
지난해 9월에는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현대차 소형차 최초로 디자인, 개발 및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이 유럽 현지에서 이뤄져 유럽 시장에 특화된 유럽형 신형 i10(프로젝트명 IA)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유럽형 신형 i10은 독일의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HMETC)에서 개발됐으며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LED 주간 주행등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공간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한 동급 이상의 편의사양 등을 갖춰 1세대 i10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에서도 2013년 9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신형 i10(프로젝트명 BA) 개발에서 현지화는 더욱 디테일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트의 패턴 하나에도 인도의 정서를 담고자 했다”며 “델리 지도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패브릭 패턴에서부터 인도의 강렬한 태양이 만들어내는 빛의 파장, 도시의 열기 등을 디자인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인도에서는 △5도어 해치백 형태의 ‘그랜드(Grand) i10’을 먼저 선보였고, 이어 올해 3월부터는 △4도어 세단 형태인 ‘X센트(Xcent)’라는 차명으로 함께 판매되고 있다. 신형 i10은 본격적으로 유럽형과 인도 및 글로벌형으로 나뉘어 각각 터키와 인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터키 공장에서 판매된 신형 i10 8만 5416대를 포함해 올해 10월까지 총 27만 2715대가 판매돼 구형 모델 포함 시 총 32만 5525대로 출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 30만 대를 돌파했다.
신형 i10은 지난해 12월 인도 주요 언론사와 평가단이 선정하는 ‘2014 올해의 차’가 되며 2007년 12월 1세대 i10에 이어 다시 한 번 인도 최고의 차가 됐다. 이와 동시에 유럽형 신형 i10이 폴란드·헝가리·터키·러시아 등 15개 유럽 신흥 국가의 자동차 전문 기자들로 구성된 ‘오토베스트’에서도 ‘2014년 최고의 차’로 선정돼 국가와 지역을 불문하고 세계적인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신형 i20는 최근 ‘2015년 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i20’ 역시 유럽과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돼 i10에 이어 2008년부터 인도 공장에서 독자 생산된 차종으로 △인도 소형차 최초로 커튼 에어백 등 6에어백 시스템 △EBD(Electronic Brake-Force Distribution) 등 최신 안전사양과 △글로브박스 쿨링 기능 등 편의사양을 갖춰 고급 콤팩트 카로 자리 잡았다.
i20(1세대 모델, 프로젝트명 PB)는 200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유럽에서만 42만 4496대(현지 소매판매 기준) 등 △인도와 터키 공장에서 생산돼 세계 각지로 총 109만 1541대가 판매됐다. i20는 2008년 첫 출시 이후 약 6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신형 i20(프로젝트명 IB)를 지난 8월 인도에서 최초로 공개하고, 10월에는 ‘2014 파리 모터쇼’를 통해 유럽형 신형 i20(프로젝트명 GB)를 공개, 유럽과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i20는 기존 모델 대비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를 늘리고 전고는 낮춰 더욱 커진 차체와 안정적이고 볼륨감을 갖춰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며 “인간공학적 설계(HMI)를 바탕으로 고급감을 부각시켜 프리미엄 콤팩트 해치백다운 면모를 갖췄다”고 자평했다.
올해 8월부터 인도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신형 i20(IB)는 3개월 만에 인도 내수 시장에서 2만 5233대(인도 공장 판매 기준)가 팔리는 등 월 평균 8000대를 웃도는 실적을 보이며 신형 i10과 함께 인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아직 신형 i20가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으로, 12월 판매가 본격화되면 회복세에 접어든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 확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 i시리즈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i30’는 먼저 국내에서 내년 초 7단 DCT를 탑재해 연비와 주행성능을 더욱 높이고 디자인을 개선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인다. i시리즈 맏형인 ‘i40’도 상품성을 높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곧 출시할 예정이며, 다른 i시리즈에 비해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2012년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 최초로 ‘유로 카바디 어워드’ 1위를 차지하고 △지난해에는 러시아에서 ‘올해의 차-중형차 부문’ 1위에 선정되는 등 세계 각지에서 호평 받고 있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
‘또 다른 효자’ 엑센트·프라이드 해외 판매 ‘롱런’ 수출 실적 1위 엑센트(위)와 3위 프라이드. 올해도 10월까지 엑센트가 20만 7379대, 프라이드가 19만 2093대로 지난해와 같이 수출 1,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엑센트와 프라이드는 중간에 차명이 일부 변경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1980년대부터 현대·기아차를 대표하는 소형차로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왔으며, 오랜 기간 의미 있는 판매 기록을 세우고 있다. 1세대 소형차 ‘엑셀’부터 현재의 6세대 엑센트까지 현대차의 소형차는 약 30년간 세계 시장에서 965만 6572대(러시아 현지형 모델 ‘쏠라리스’ 제외)가 팔려 아반떼에 이어 또 한 번의 1000만 대 판매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프라이드(‘아벨라’, ‘리오’ 등 포함)도 올 10월까지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된 물량이 297만 6115대, 해외 공장에서 생산·판매된 물량은 96만 1463대로 각각 300만 대, 10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 [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