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현장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경찰은 앞으로 법의학자 동의 없이 현장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날 법의학팀의 ‘타살’ 발표는 그동안의 경찰 수사에 쐐기를 박는 결론.
그렇지 않아도 구겨진 자존심을 안고 이 자리에 참석한 경찰은 법의학팀의 따끔한 비판까지 감수해야 했다. 법의학팀의 불만은 브리핑 중간에 한번 더 이어졌다. ‘바로 이런 부분이 경찰의 현장 훼손으로 정확한 감식이 어려웠던 부분’이라는 질타와 함께 “주요 범죄현장은 법의학자와 함께 감식하고 수사 방향을 잡는 것이 기본”이라는 훈계가 이어졌다.
이날 경찰이 얼굴을 구긴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법의학팀의 ‘타살’ 브리핑 자료를 미리 받지 못했기 때문. 경찰은 브리핑 당일, 기자들과 함께 앉은 자리에서 감식 결과를 처음 들어야 하는 처지였다. 감식을 의뢰한 경찰에게조차 자료를 주지 않은 것 역시 법의학팀의 간접적인 불만 표시였던 것.
이 정도 비난으로도 성이 차지 않았던 듯 법의학팀의 채종민 경북대 법의학과 교수는 브리핑이 끝나고서 아예 분통을 터뜨렸다. 중간 보고를 마친 뒤 한 경찰이 ‘대구경찰청장에게 보고를 해야하니 브리핑 자료를 달라’며 채 교수 방으로 찾아온 것.
채 교수는 이 경찰에게 “지방청장에게 보고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냐”며 “경찰이 하라는 수사는 제대로 하지 않고 보고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법의학팀의 이 같은 불만은 유골 감식이 이뤄진 지난 6주 내내 언론에 털어놓았던 내용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법의학팀의 ‘타살’결론이 나오자 대구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상당수 현직 경찰 간부가 책임 추궁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어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 소문의 내용도 ‘문책 대상이 모두 열다섯 명인데 그 중에는 이미 퇴직을 한 사람이 다섯 명’이라는 식의 구체적인 대목까지 나오고 있다.
법의학팀 발표 이틀 뒤인 지난 14일에는 수사본부장을 맡아온 조선호 대구경찰청 차장이 경찰청 외사관리관 발령을 받았고 신임 차장인 홍순원 전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장이 수사본부를 이끌고 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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