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전주시 시내버스대타협위원회가 출범하자마자 해외연수를 추진해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출범한 대타협위원회는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참여, 2011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수백일 동안 이어진 파업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치닫지 않게 하기 위해 사전에 소통하고 지혜를 모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립 취지와는 달리 첫 일정을 해외연수로 삼아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위원회 소속 위원 20명은 출범 나흘 만인 22일 7박9일 일정으로 선진 버스 노선과 운영제도 등을 견학할 목적으로 뉴욕과 브라질 꾸리찌바행 국외연수 길에 올랐다. 해외연수 예산은 총 1억2천400만원이 들어간다. 1인당 650만원꼴이다.
그러나 연수지인 미국 뉴욕과 브라질 꾸리찌바가 전주시 교통 현실에 맞는 선진지역인 지가 의문이어서 국외연수 취지에 맞지 않다는 비판여론이 비등하다. 더구나 20명이 한꺼번에 단체로 몰려가는 것도 실효성 논란을 더해 주고 있다.
전주시는 “정책 선진지로 공부하러 간다”며 펄쩍뛰지만, 연수에 시 행정을 견제해야 할 시의원과 기자, 시민단체, 노동계 관계자가 유독 많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단합대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일부 위원들마저 이를 마뜩찮아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해외연수 대상에 포함된 한 위원은 “부담이 돼서 가지 않으려 했으나 이미 예약을 해 둔 상태라 300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 ‘울며겨자먹기’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시가 선진지 견학을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의 꾸리찌바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 준공영제 도입의 모델로 삼은 곳이다. 다시 말해 꾸리찌바는 준공영제의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꾸리찌바와 한국의 버스체계는 내용적으로 너무 다르다. 정부와 시가 같이 수익금을 관리하는 형태의 준공영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없는 독특한 체계다.
따라서 굳이 지구 반대편 꾸리찌바까지 가서 ‘공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공부’는 국내에서도 충분하다. 전남 신안군의 완전 공영제, 전국 6대 광역시에서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다.
굳이 전주시가 준공영제를 검토한다면 먼저 국내에서 ‘열공’을 한 후에 선진사례 견학에 나서도 늦지 않다. 그럼에도 전주시가 ‘대타협위원회’ 안팎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출범 이후 첫 일정을 해외연수로 잡은 것은 유감이다.
‘대타협위원회’는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7월 공식 취임 이후 첫 번째 숙원 과제로 전주시내버스를 선정하면서 추진됐다. 2011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수백일 동안 이어진 파업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시민의 힘’으로 끊어보고자 하는 취지다. 일종의 ‘협치 실험’이다.
하지만 김 시장이 이해 당사자,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실험이 생뚱맞은 잡음으로 취지마저 손상될까 염려된다. 그래서 더욱 전주시의 저의가 궁금하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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