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숨진 김씨의 경우 범행 당시 집안에 시가 5백만원 상당의 테크노마린 시계와 카르티에 시계 두 개를 소지하고 있었다.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자신 명의로 된 예금만 9천여만원에 달했고 여기에 중형 승용차까지 굴리고 있었다.
살고 있던 강남의 아파트 역시 한 달 월세만 1백40만원. 김씨의 아파트에서 가정부로 일하고 있던 이아무개씨에 따르면 서울 청담동 원룸에 살고 있던 그녀는 지난 2000년 3월부터 강남구 D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방 세 개짜리 이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던 그녀는 방 두 개를 아예 명품의류나 잡화 따위를 보관해두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김씨가 룸살롱에서 벌어들이던 수입은 대체 어느 정도였을까. 김씨가 일하고 있던 룸살롱의 영업부장은 “정확한 수입규모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잘 나가는’ 호스티스의 경우 많게는 하루 1백만원쯤 벌어들인다고 한다.
김씨는 이렇게 번 돈으로 지난 10월 말 친구와 함께 홍석의 호스트바를 찾았던 것이 계기가 돼 홍석의 단골손님이 됐다. 이후에도 몇 차례 홍석을 찾은 그녀는 급기야 지난 11월 초 그를 자신의 아파트까지 데리고 가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홍석을 자신의 집으로 끌어들였던 것이 화근이 돼 결국 범죄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스물셋이란 나이에 비해 너무 쉽게 돈을 벌었던 김씨. 만약 그녀가 돈을 제대로 쓰는 방법을 터득했다면 불귀의 객이 되는 비극만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