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2년 총선 패배 직후 속리산에서 ‘찰칵’. 맨 오른쪽이 노무현 대통령이고 한가운데 안경 쓴 두 사람 사이에 앉아 있는 이가 바로 이광재 의원이다. 긴 머리에 안경을 쓰지 않은 모습이 지금과는 많이 달라 보인다. | ||
이 사진은 지난 92년 총선에서 노 대통령이 낙선한 뒤 선거 참모들과 함께 덕유산에서 찍은 것이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에 따라가지 않고 ‘꼬마 민주당’에 남아 부산 동 지역구 재선을 노렸지만 결국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적극 지원한 민자당 허삼수 후보에게 패하고 말았다. 총선에 패한 직후의 모습들이지만 사진 속 주인공들의 표정은 비교적 밝다.
이때부터 이 의원은 ‘낮은 포복’으로 가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훗날 노 대통령이 대권 주자급 정치인으로 부상하는데 원동력이 돼 준 지방자치연구소 조직에 대한 설계를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라고 한다.
그해 말 이 의원은 결혼식을 올렸다. 이래저래 92년은 이 의원에게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해였던 셈이다. 사진 속 노 대통령의 표정이 무덤덤해 보이는 반면 패배 속에서 희망 섞인 미래설계를 했던 이 의원 표정엔 자신감이 흐른다. 그로부터 10년 후에 있을 대선 승리를 예감이라도 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