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밝혀진 군대 내 성추행에 장교급 인사들이 줄줄이 징계대상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그간 교사와 대학 교수, 의사, 방송국 PD, 그리고 심지어 ‘영혼의 지도자’로 불리는 목사들에 이르기까지 상류층의 성범죄가 줄을 잇고 있는 것.
특히 이들이 자신의 권위와 권력을 성범죄에 악용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욱 나쁘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밝혀진 군대 내 성추행 사건 중에서 중령급 이상이 연루된 경우만 무려 네 건에 달한다. 해군의 아무개 대령과 육군 대대장 김아무개 중령과 손아무개 중령, 영관급 군의관 김아무개 중령 등이다. 이들은 소속 부하 병사들의 성기부위를 만지며 상습적인 추행을 했으며 추행장소 역시 군내 사무실은 물론이고 심지어 지프 안 등 장소를 불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5월 창원지검은 ‘리포터 채용’을 미끼로 10대 소녀 김아무개양을 여관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창원지역 한 방송국의 TV제작국 김아무개 PD를 구속했다. 김씨는 평소 친분이 있는 매니지먼트 기획사 대표의 소개로 김양을 알게 됐으며 김양이 방송계 진출에 대한 의욕이 높다는 점을 알고 이를 미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6월에는 간호사를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서울대 의대가 비뇨기과 이아무개 교수를 징계 처분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하지만 당시 대학측은 간호사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감봉 2개월’의 솜방망이 처분만 내려 주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히 최근 일부 몰지각한 교수들의 잇단 성추문으로 진통을 겪어온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에서는 교수들이 자성과 학교 당국의 사태수습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여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대학의 사학과 아무개 교수는 대학원생 성폭력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원조교제까지 한 의혹을 사고 있어 학생들과 교수들이 집단 성토를 하고 나서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서울의 한 교회 목사 오아무개씨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오씨는 성폭행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한 뒤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까지 일삼아 총 3천여만원의 돈을 뜯어내기도 해 수사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르기도.
지난해 10월에는 사촌지간인 두 명의 정신지체 미성년자를 수차례 성폭행한 모 선교회 김아무개 목사가 징역 5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들의 어머니는 성폭행 사실을 호소하는 딸들을 오히려 나무라며 성폭행 사실 자체를 덮으려 했다는 것.
정치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다수의 정치인들이 탤런트를 성추행했으며 일부는 성상납까지 받았다”고 폭로해 일대 파문이 일었다.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는 수사에 착수했지만 특별한 증거를 찾지 못해 결론은 흐지부지돼 버리고 말았다.
이남훈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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