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대중적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박 대표가 최근 들어 지지율이 약간씩 빠지면서 조정국면을 겪고 있다. 박 대표의 지지층은 여전히 강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한번 빠지면 썰물처럼 빠져버리는 특징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박 대표 지지층이 강력한 지역기반이나 특수 계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게 아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대표의 지지층은 일반적으로 여성과 40~50대, TK(대구·경북)지역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박 대표의 지지층이 여성인 것은 여러 가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상 여성 유권자들은 여성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박 대표에게선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9월11일과 12일 조사된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0.5%다. 한길리서치 조사결과 박 대표의 지지율은 바로 직전인 8월22일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박 대표 지지도는 남성이 59%인 반면 여성은 62.1%였다. 여성들이 박 대표에게 더 많은 호감을 갖고 있음을 실증하고있다.
박 대표 지지율이 46.2%에 머물고있는 20대의 경우에는 차이가 더욱 뚜렷하다. 20대 남자 중 46.2%가 박 대표 지지를 드러낸 반면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52.7%로 나타났다. 30대에서도 남성은 52.7% 지지했고 여성은 56.4%의 지지율을 보였다.
연령이 높은 경우 남녀의 지지율 차이는 별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젊은층일수록 남녀의 지지율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9월8일자 지지율 조사도 비슷하다. 박 대표는 전체적으로 58.6%의 지지율을 보였는데, 주부층에서 62.8%의 높은 지지도를 나타냈다.
박 대표가 여성의 지지를 많이 받는 것을 한나라당에선 좋게 평가하고 있다. 여성이 여성을 기피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데다 여성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다는 점 등이 장점이다.
여성들은 통상 감성적인 투표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감도를 지지도로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여성의 호감도 유지는 중요하다. 이는 박 대표의 잠재적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반면 여성들은 이른바 ‘묻지마 투표’의 주요계층으로 풀이된다. 호감도를 중심으로 지지를 결정하다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후보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성들의 지지는 강도면에서 높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표의 또다른 지지층인 40대도 여성과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40대는 어느 정당에 줄을 서지 않고,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 각종 선거에서 40대의 지지율이 당락의 주요변수라고 생각할 만큼 40대는 불가예측적이다. 40대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은 중간층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전문가들은 40대 지지를 얻는 게 가장 주요한 정당 정치의 목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럼에도 40대 역시 마음에 들지않으면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할 수 있는 집단인 만큼 박 대표의 지지기반이 쉽게 무너져내릴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9월11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40대의 박 대표 지지율은 67.8%다. 평균 60.5%보다 상당히 높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9월8일 조사에서는 40대의 박 대표 지지율이 62.6%다. 전체 평균은 58.5%다.
박 대표의 40대 지지율은 정당지지도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한나라당은 40대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다. 한길리서치의 9월 조사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40대 지지율은 39.9%로 역대 최고치수준이다. 이는 40대가 박 대표의 노선을 지지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결국 여성과 40대 지지율이 높은 것은 박 대표 지지층이 건강하다는 표시인 셈이다.
그러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결과를 면밀히 보면 우려했던 이탈현상도 눈에 띈다. 여성과 40대 층은 지지층 이탈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다. 주부들의 경우 9월 지지율이 8월 지지율보다 12.8%포인트 하락했고, 40대의 경우 15.5%나 하락했다. 물론 평균적으로 박 대표 지지율이 11.7%포인트 하락했다는 점에서 박 대표는 국보법투쟁 등을 통해 전반적으로 지지율 하락추세를 보이고있다. 그렇지만 여성과 40대 지지율이 평균 이상 하락한 것은 그만큼 지지층이 견고하지 않다는 증거다.
40대와 여성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박 대표는 가장 건강한 상태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지만 그만큼 위험도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박 대표는 어찌보면 거품과 같은 인기도를 기반으로 정치생명을 유지해가고 있다는 역설이 가능하다.
최근 <한겨레21>의 여론조사는 이같은 위험성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로 분석된다. 박 대표는 차세대 리더 여론조사에서 고건, 강금실씨 등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호감도와 능력평가의 종합점수에서 고건 전 총리는 60.0%를 받았고, 박 대표는 46.5%를 받는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박 대표가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예상을 깼다.
박 대표 지지자들의 결집 강도가 그리 강하지 않다는 반증인 셈이다. 물론 <한겨레21> 조사는 호감도와 능력 평가를 축으로 조사를 진행, 상대적으로 국정수행 능력을 갖고 있는 인물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박 대표에겐 <한겨레21>의 조사가 나름대로 충격적인 결과이다.
박 대표의 지역적 기반은 역시 TK지역이다. 한길리서치 9월 조사에서 TK 지지율은 71.6%로 타 지역보다 가장 높았다. PK(부산·경남)지지율은 오히려 59.5%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9월 조사에서도 박 대표의 TK지지율은 71.7%로 전체 평균 58.6%보다 크게 높았다.
박 대표의 지역적 지지기반에서는 호남에서 박 대표 지지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박 대표는 한길리서치 9월 조사에서 40.1%, 한국사회여론연구소 9월 조사에서 41.5%의 호남지역 지지율을 얻었다. 평균치보다 훨씬 낮지만 호남에서 일정한 정도의 호감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결과적으로 박 대표는 정치인 초유의 정치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강력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지도 않으면서 여성과 40대를 중심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가고 있다.
이필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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