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주부 A씨가 최근 김진세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에게 털어놓은 상담 내용이다. 김 원장에 따르면 A씨는 생리 때만 되면 성욕이 급상승해 남편을 귀찮게 한다는 것. 평소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생리 때만 되면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좋아지고, 성욕도 왕성해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주부 B씨의 증상은 A씨와 정반대다. 생리가 가까워지면서 기분이 우울해져 주변 사람들과 자주 시비가 붙는다는 것이다. 사소한 언쟁이 불거져 ‘물고 물리는’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매번 자제하려고 애써보지만 쉽지가 않다고 한다.
이렇듯 생리전증후군의 증상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생리전증후군은 보통 생리가 시작되기 4∼10일 전에 나타나게 된다. 여성들은 보통 생리를 앞두고 불안해하거나 화를 자주 내게 되는데 이 같은 증상도 생리전증후군의 일종이라고 한다.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복부팽만감, 부종, 변비 등도 생리전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김 원장은 “현재 2백 가지가 넘는 증상이 학계에 보고돼 있다”며 “대부분의 여성들은 생활에 큰 지장이 없지만 일부의 경우 절도, 폭력, 심지어 자살로까지 이어져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끔은 유명인사들도 생리전증후군으로 인해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한때 오스카상 후보까지 올랐던 미국의 유명 여배우 위노나 라이더(31)가 대표적인 예. 위노나는 지난해 말 베벌리힐스의 한 호화 백화점에서 의상 등 4천7백60달러어치의 물건을 훔치다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김 원장은 “위노나 라이더의 절도행위도 일종의 생리전증후군이다”며 “생리에 앞서 카페인이나 알코올의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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