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가진 20대 여자 학원강사와 중학교 3학년 남자 학생의 사랑. 그러나 15년의 나이차를 무릅쓰고 시작된 이들의 사랑은 5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 학원강사는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못하자 자신이 가르치는 남자 학생을 꾀어 성적 노리개로 삼아왔다는 것. 게다가 학생과 같이 가출해 새로운 삶을 꿈꾸며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세상의 큰 벽에 부딪혔다. 학생의 부모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 둘을 도피처에서 검거했던 것이다.
검거 당시 학생의 몸에는 학원강사가 쓴 사랑의 낙서가 빽빽이 적혀 있었다. 강사가 도피행각이 끝이 났음을 예상했는지 제자의 몸에 낙인을 찍듯 키스 자국과 낙서를 해 놓은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피해 당사자인 학생은 자신도 “선생님을 사랑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을 용서해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이 선생님은 정말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아니면 세상이 이들의 사랑을 용납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사건의 주인공은 경남 김해에 살고 있던 학원강사 김아무개씨(여·29)와 중학교 3학년인 이아무개군(14). 김씨는 결혼한 지 7년 된 주부이자 일곱 살짜리 아이를 둔 엄마였다.
두 사람이 가까워진 것은 이군이 김씨가 강사로 일하는 학원에 나가면서부터였다.
김씨는 평소에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지냈다고 한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에게 밥을 사주거나 같이 놀러가기도 하는 등 아이들을 좋아했다. 김씨는 이군이 아플 때 보호자 대신 병원에 데려다 주기도 하는 등 유난히 호의를 베풀었다.
그래서 주변에서도 처음에는 김씨와 이군이 같이 다니는 것에 대해서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김씨가 일하던 학원의 원장인 김씨의 남편조차 두 사람이 스승과 제자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처음 누나와 동생처럼 지내던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지자 김씨는 이군에게 “우리 친구하자”고 요구했다고 한다. “너에게는 나이 많은 친구가 필요하고, 나도 나이 어린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후 두 사람은 김씨의 자동차로 유원지 등으로 자주 놀러 다니며 본격적인 데이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차 안에서 은밀한 스킨십을 하는 등 점점 둘만의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모범생이었던 이군은 평생 처음 해보는 낯선 경험에 빠져들어 자신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군은 김씨와 밤을 함께 지새며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김씨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아지면서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었다. 김씨는 이군에게 일본에 가서 살자고 제안했다. 자신이 오래 전부터 일본에 가서 공부할 계획을 세워 왔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이군도 “같이 가고 싶다”고 동의했다. 지난해 11월 두 사람은 가출을 결심하고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했다. 김씨는 “우리의 사랑을 확인하자”며 이군을 창원에 있는 가족온천의 방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맺었다. 이제 갓 사춘기에 접어든 이군으로서는 김씨의 육탄공세를 거부할 수 없었다.
이후 이들은 창원, 김해, 대구, 부산 등지의 찜질방과 PC방을 전전하며 주 2∼3회의 성관계를 가지는 등 애정행각을 벌였다. 그러나 가지고 나온 돈이 얼마 되지 않아 떨어지고 카드도 정지가 되어버리자 이들은 다시 먹고살 길을 모색해야만 했다.
김씨는 일본유학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2∼3년간 과외를 통해 돈을 벌어오기로 결심하고 자신이 묵은 여관 주인에게 과외할 학생들을 구해주도록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도피행각은 5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지난 4월6일 김씨는 가진 돈이 완전히 바닥나자 예전에 받지 못했던 학원비를 받기 위해 부산으로 가던 중 검문에 걸려 경찰에 검거되었다.
검거 당시 이군의 귀와 목 언저리에는 진한 키스자국을 남겨 자신의 것이라는 표식을 했고 복부에는 김씨가 작성한 낙서들이 새까맣게 쓰여 있어 경찰들을 놀라게 했다. 이군의 몸에 쓰여 있는 내용들은 ‘내꺼’, ‘내사랑’ 등의 단순한 낙서부터 유두 부분에 ‘사랑할 때 뽀뽀한 곳’이라고 씌여 있거나 성기 주변에 ‘사랑할 때 쓰는 것’ 등이었다.
김씨의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평소 김씨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가 하나도 없고 남편과 시부모로부터 시달림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의 행동에 대해 정신과 전문가들은 “주변이나 가족으로부터 자신의 억눌린 감정 또는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자 자신보다 약한 대상을 찾아 마음대로 지배하면서 살고자 하는 쪽으로 탈출구를 찾으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