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관점] 전주시 교통행정, 누굴 위한 눈먼 짓?
<정성환 전북취재본부장>
[일요신문] 전주시 교통행정의 민낯이 드러났다. 전주시의 허술한 시내버스 보조금 행정이 끝내 서슬퍼런 감사의 철퇴를 맞았다. 전주시 버스 보조금이 눈먼 돈처럼 줄줄 새고 있었다니 기가 막힌다.
이것도 무슨 벼슬이라고 감사결과 두 군데나 문제의 지자체로 이름을 올렸다. 감사원은 전주시에 ‘주의’와 ‘시정’조치를 함께 내리며, 다시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최근 감사원의 ‘교통관련 보조금 집행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시가 2013년에만 5곳 시내버스 회사한테 3억3천570만원을 낭비한 내역이 우선 확인된다. 전주시는 61대의 노후버스까지 감가상각비 대상에 넣어 계상, 전주지역 5개 시내버스 회사에 모두 3억3천500여만원을 과다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차량 내용연수 9년이 지나면 차량 잔존가액이 없기 때문에 추가로 차량 감가상각을 하면 안 되는데, 내용연수를 경과한 차량 61대를 산정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이런 ‘눈먼 짓’이 있을 수 없다. 무려 61대의 노후버스가 감춰졌는데, 전주시 담당 공무원이 몰랐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그뿐만 아니다. 시내버스 5개사는 국가 보조금을 받아 구입한 버스를 담보로 제멋대로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썼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는 사업자가 보조사업이 끝나면 보조금으로 취득한 재산에 장관의 승인 없이 담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5개 버스업체가 보조금으로 구입한 저상버스 19대를 28억여원에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도 받지 않고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했는데도 눈 감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지자체가 시민 혈세를 얼마나 어이없게 집행하고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낯부끄러운 사례다. 마치 시는 보조금 퍼 주기에 혈안이 돼 온 모양새다. 과연 시민 혈세를 이렇게 써도 되는지, 어수룩한 행정의 결과였는지도 규명하고 버스업체에 대해서도 강력한 사후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전주시의 대응 자세는 안이하기 짝이 없다. 전주시는 반성은 커녕 감사결과에 반발하는 자세를 보였다. 시 관계자는 “과다 지급분에 대해서는 환수 공문을 보내겠지만 저상버스 금융기관 담보부분에 대해선 별도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주시가 내세우는 논거는 감사원의 처분사항이다. 향후 유사한 사안이 벌어질 경우 국토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의 처분’이라는 게 시의 해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감사원의 입장은 달랐다. 감사원 관계자는 15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록 처분사항에 ‘향후 주의할 것’을 담은 것은 맞지만 입법 취지를 고려한다면 전주시가 버스회사에 대해 단계적 담보 해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니 시가 운수업자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이유다. 뻥 뚫린 ‘혈세 구멍’으로 앉아 있어도 돈이 나오는데 버스업체들은 무슨 자구 노력을 하겠는가.
최근 전주시는 지난해 12월 말 시내버스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하고 선진 교통행정을 배우겠다며 혈세 1억2천400만원을 들여 뉴욕과 브라질 꾸리찌바에 해외연수단을 꾸려 보내는 등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선진 교통행정은 멀리 있지 않다. 시는 먼저 ‘새는 쪽박’부터 고쳐라. ‘새는 쪽박’으로 보조금 취지가 무색할 지경인데 시가 책상에 앉아 주판만 굴리고 있다는 소리를 듣기에 딱 좋다.
김승수 시장이 그토록 강조하는 현장행정이 도대체 뭔가. 일선 주무부서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민심에 부응해 소신껏 행정을 펼치는 것 아닌가. 건물에 ‘현장시청’ 문패만 단다고 해서 현장행정이 이뤄지는 것 아니다.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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