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개혁당 출신인 유시민 김원웅 의원이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개혁당 그룹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혁당 그룹 내에 ‘우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권 주자를 키워내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즉, 전당대회를 통해 유 의원과 김 의원이 도약한다 해도 다소 급진적으로 비쳐지는 두 의원의 이미지로는 기존의 정동영 김근태 장관 같은 잠룡들에 미칠 수 없을 것이란 정서가 작용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개혁당 그룹 내부에선 김부겸 의원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편이다. 개혁당 출신도 아닌 김 의원이 유시민 김원웅 의원보다 개혁당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개혁당 그룹에서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는 한 인사는 “여권 내 입지나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정치인으로 성장할 가능성, 그러면서도 개혁당 그룹이 지지를 보내줄 명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김부겸 의원의 가능성을 높이 사는 의견이 제법 나오는 편”이라 밝혔다.
58년생인 김부겸 의원은 경기 군포 지역에서만 재선을 했지만 경북 상주 출신이다. 당내 대구·경북(TK)권 인사들이 좁아진 당내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지역 간판급인 김 의원에 대한 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김 의원이 차후 수도권을 뛰어 넘어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정치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엿보게 해준다.
김 의원은 신기남 전 의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개혁당 출신 오피니언 리더급의 한 인사를 적극 추천해 비서실 차장직에 앉히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은 “워낙 능력 있는 분이라 내가 직접 모셔온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유신정권 시절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력에 고 제정구 선생과 함께 재야운동을 줄곧 했던 만큼 개혁당 인사들과 친분도 돈독한 편이다. 개혁당 그룹이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는 개혁전략연구소 멤버들과도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개혁당 그룹의 한 관계자는 “당내 재야세력을 대표하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권주자로 주목받고 있지만 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에 뒤지는 상황에서 몇 년 후를 내다본다면 더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물이 필요하다”며 “이념지향적인 이미지도 없으면서 개혁적이고 기존 정치권과의 융화에 문제가 없으면서도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다 개혁당 출신 인사들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김부겸 의원에 많은 개혁당 인사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혁당 그룹 내의 다른 인사는 “재야 운동권 출신으로 이뤄진 개혁당 그룹 내 다수 인사들은 김근태 장관을 ‘큰형님’격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부겸 의원이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상징성에서 김 장관에 뒤지는 것은 사실”이라 밝히기도 했다.
김부겸 의원측도 “대선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김 의원측은 “김 의원이나 개혁당 멤버나 다 같은 운동권 출신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술도 같이 마셨다. 여권 내 소장 개혁파 중 리더격인 김 의원이 주요 결정 과정에서 개혁당 출신 선후배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차후 정치적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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