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KTX 서대전 경유 반발 확산…‘뒷북 대응’ 비판>
[일요신문] 호남고속철도 KTX가 올 3월말 개통 예정을 앞두고 호남고속철도 운행계획에 ‘서대전역 경유’ 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 호남권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호남고속철 운행계획 변경관련 회의’를 열어 대전시의 요청에 따라 전체 편수 가운데 20%를 서대전역으로 경유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계획안이 확정되면 서울-광명-천안아산-오송-공주-익산-정읍-광주송정 구간 고속철 가운데 오송-공주 구간은 오송-대전-서대전-공주 일반선로로 우회하게 된다.
이에 따라 광주시, 전남도, 전북도, 전남도의회, 광주상의 등은 기본계획에 따라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고 공주역에서 오송역으로 직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X 상행선 기준 서대전 이용객 상당수가 미미한 상황에서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고속철’이 ‘저속철’로 전락하고 대전시민은 서대전역이 아니더라도 대전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 가면 충분하다는 논리에서다.
◇방심하다 ‘뒷북 대응’ 호남권 지자체
호남 지자체와 의회, 경제계, 사회단체 등이 연일 봇물 쏟아내듯 국토부의 계획을 비판하면서 KTX고속철도 대전경유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KTX고속철도 대전경유 문제가 공론화된 지 서너달이 지나서 나온 성명이어서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광주시 등 호남권 지자체들은 국토부가 지금 계획대로 강행했을 경우에 대비한 마땅한 대응책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철회를 촉구한다”, “충격을 금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놓는 것이 유일한 대책아닌 대책인 셈이다.
특히 광주시가 KTX광주역 진입문제에 몰두해 있는 사이에 충남과 대전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이런 논의가 이뤄졌고, 심지어 20%를ㅣ를 60%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었는데도 제 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광주시민 채익희(55·회사원)씨는 “호남권 정치권이 국토부가 의견 조사를 시작했던 시점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앞서서 대응논리를 만들고 여론을 끌어왔어야 한다”며 “국토부가 개통을 불과 2개월 앞두고 회의를 개최한 뒤에야 뒤늦게 알아채고 대응하면서 뒷북을 치는 형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손 놓고 있다가 뒤늦은 대응으로 지역간 첨예한 정치적 쟁점으로 변질된 된 점도 아쉽다”고 밝혔다.
◇ 각계 반대 목소리 확산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송하진 전북지사는 19일 공동성명을 내고 “호남고속철도를 건설한 근본취지는 수도권과 호남권을 신속하게 연결해 고속철도를 통한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를 확산하는 것인데도 정부가 KTX 일부 편수를 서대전역으로 우회 운행하는 계획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충격과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했다.
이들 단체장은 이어 “KTX의 서대전역 경유를 요구하는 대전시민의 바람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고속철도는 고속철도답게 운영하는 것이 상식이자 원칙”이라며 “호남주민들의 과도한 희생을 전제로 한 서대전역 우회 운행방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의원과 광주상공회의소, 광주경영자총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광주지회 등 지역 경제단체도 성명을 내고 “광주·전남 시도민은 광주와 서울을 1시간 30분대에 연결하는 KTX 개통이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와 함께 호남 지역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미래 성장 동력의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며 서대전역 경유 계획을 철회하고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대전경유…‘저속철’ 전락
국토부의 계획안이 확정되면 서울-광명-천안아산-오송-공주-익산-정읍-광주송정 구간 고속철 가운데 오송-공주 구간은 오송-대전-서대전-공주 일반선로로 우회하게 된다.
결국 전체 편수에서 20%는 당초 계획보다 45분 추가 소요돼 서울-광주까지 운행 시간이 기존 1시간 33분에서 2시간 18분으로 늘어나게 된다. 서울-익산까지 운행 시간도 기존 1시간 6분에서 1시간 51분으로 늘어나게 돼 ‘저속철’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기존선로를 이용해 임시운행 중인 호남고속철도가 1시간 55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서대전 경유할 경우 불과 4분 단축돼 고속철도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무늬만 고속철도를 개통하는 상태가 된다.
일각에서는 송정역에서 서대전역까지 이용객 편의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용산역까지 이용객과 비교하면 소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역에서 서대전까지 이용객은 122명인 반면, 광주역에서 용산역까지 이용객은 1천166명에 달했다. 송정역 탑승 기준으로 서대전역 이용객은 용산역 이용객의 10% 수준인 셈이다.
서대전 경유시 호남권 승객이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승객이 줄어 운행 적자와 함께 민원 발생도 예상된다.
지역 경제와 대전 지역 이용객을 고려해 서대전역을 경유해야 한다는 대전권, 저속철을 이유로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하는 호남권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최종 노선 확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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