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울산지법은 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공기업 직원 A 씨에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6월 울산의 한 도로변에서 알고 지내던 여성 B 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약 1㎞ 떨어진 공터로 시신을 옮겨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2년 전 내연녀와 내연녀의 소개로 만난 B 씨가 “5억 원을 투자하지 않으면 불륜 사실을 회사와 집에 알리겠다”고 협박하자 두 사람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A 씨는 이들에게 자신이 보험금 수익자로 설정한 생명보험 가입을 들도록 한 뒤 B 씨를 먼저 살해했다.
경찰은 A 씨의 내연녀가 B 씨의 실종사실을 신고하면서 수사를 진행, 사건 발생 한달 뒤 주민 신고로 시신이 발견되면서 보험금 수익자로 된 A 씨를 추궁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내연관계를 빌미로 피해 여성들이 돈을 받아가려하자 생명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한 뒤 살해하려 했고 실제 치밀한 준비끝에 B 씨를 살해했다”며 “범행 후에는 월드컵 경기를 보거나 중국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초반에 범행을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 진심으로 뉘우치는지 의심스럽고 B 씨의 죽음은 가족에게 큰 상처가 됐다”며 “유가족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