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 경찰에 투신한 권영목 형사(43·경사)는 오랜 강력반 생활을 거쳐 올 4월부터 교통사고계에서 근무하고 있다. 익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익산 토박이’인 권 형사는 친한 친구의 권유로 경찰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잠시 강력반을 떠난 상황이지만 다부진 체격에 강력반 형사 특유의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하지만 권 형사는 “피의자들이 내 앞에서 쩔쩔맬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라고 말한다. 그는 “겉보기와 달리 내가 독하지 못하다. 성격이 나긋나긋한데다가 마음이 약해서 그간 피의자들을 조사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숨겨진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교통사고계로 옮긴 후부터는 험악한 사건 대신 민원인들의 어거지에 시달리는 일이 다반사예요. 아무래도 사고조사반은 돈과 직결되는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민원인들이 예민할 수밖에 없어요. 경찰이라는 직업 특성상 어디 쉬운 일이 있겠습니까. 우연한 기회에 경찰에 발을 들여놓게 됐지만 경찰이 제 천직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따금 스트레스를 받는 눈치가 보이면 속깊은 아내가 먼저 알고 달래주죠. 무엇보다도 가정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어제가 아무리 힘들었더라도 오늘 다시 뛸 수 있는 힘을 주니까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