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 사건의 수사기록을 펼쳐든 윤호삼 팀장(56·경위)은 당시 사건의 배경을 설명하며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옛 애인에 대한 미련과 강박관념, 질투심이 빚어낸 참극”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 윤 팀장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두 여인이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어찌 보면 예고된 비극이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76년 경찰에 투신한 윤 팀장은 30여 년을 강력반에 몸담은 베테랑 수사관. 윤 팀장은 “명절 때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이제는 사무실이 집보다 편하다”며 얼마 남지 않은 임기까지 형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아울러 윤 팀장은 지금도 온라인에서 독버섯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해결사 카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단속을 피해 교묘하게 운영되고 있는 해결사 카페들이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그 안에서 운영자와 의뢰인 간에 어떤 얘기가 오가고 또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음성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지만 단속을 해도 그때뿐이죠. 운영자들은 ‘돈만 주면 시키는 대로 다 한다’고 광고하고 있는데 실제로 별별 사연을 지닌 의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김 씨처럼 청부살인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살인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운영자들은 돈만 받고 사라지는 사기꾼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현 씨처럼 진짜로 실행에 옮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한 거죠.”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