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경찰에 투신한 최경 형사(50·경사)는 오랜기간 강력반에서 몸담은 베테랑 수사관. 뭔가 석연찮은 낌새를 눈치채고 수사에 착수, 진상을 밝혀내긴 했지만 수사팀의 마음은 결코 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악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부부간의 일은 지극히 사적인 문제라 자세한 부분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은 깊은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졌다기보다는 무늬만 부부였던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부인의 ‘정체’에 대해서 김 씨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해요. 다시 한 번 가정을 잘 꾸려보자며 부부의 연을 맺었던 부인이 자신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었다는 사실에 김 씨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습니다. ‘아내가 그럴 줄 꿈에도 몰랐다’며 울부짖는데 지켜보는 우리도 마음이 어찌나 안 좋던지…. 불구가 됐다는 사실보다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부인에 대한 신의가 김 씨에게는 더욱 큰 상처로 남았을 겁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