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뒤집어 쓸까봐 신고
“처음에는 A 씨도 그냥 묻어두려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듣고보니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나름의 사정이 있더라구요. 윤 씨가 허 씨와 함께 살던 집은 사람이 산다고는 믿기 어려운 폐가였는데 사건을 신고할 무렵엔 화재가 나서 철거되려는 상황이었어요. 사체 일부가 집에 묻혀있는 것을 형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던 A 씨는 이 집이 철거되는 것이 두려웠겠죠. A 씨로서는 형은 수감되어 있는데 집이 철거되고 그 과정에서 토막사체가 나오면 자신이 몽땅 뒤집어 쓸 수 있다고 생각했겠죠. A 씨가 형을 신고한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던 거죠.”
2003년 경찰에 투신한 김민우 형사(29·순경)는 이 사건과 관련, 묻혀진 사건의 진실을 알렸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세상에 무덤까지 갖고 갈 비밀은 없나봅니다. 완전범죄는 있을 수 없다는 걸 확인시켜준 셈이죠. 또 자신이 죽인 허 씨의 제사까지 지내줬다는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실제로 윤 씨는 꿈에 허 씨의 귀신이 보인다며 괴로워했고 결국 집에 불까지 질렀다고 해요. 그 집의 화재사건도 그래서 발생한 것이라네요. 정말 죄짓고는 못산다는 것을 보여준 거죠. 아쉬운 것은 사체 머리 부분을 끝내 찾지 못했다는 겁니다. 윤 씨가 철길 어디에 버렸다고 했는데 혹시나 하고 재래식 화장실을 다시 몽땅 뒤엎어가며 찾아봤지만 결국 안나왔어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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